매일신문

'친철한 금자씨' 18일 시사회로 베일 벗어

"남에게 투사하는 식의 복수를 초월하고 싶었다."

박찬욱 감독과 이영애의 신작 '친절한 금자씨'(제작 모호필름)가 18일 기자시사회를 통해 처음 뚜껑을 열었다.

29일 개봉하는 '친절한 금자씨'는 13년간 억울하게 감옥에 갇힌 여자 금자(이영애)가 자신을 가둔 한 남자에 대해 벌이는 복수극을 그린 영화로, '복수는 나의 것'과 '올드보이'에서 이어지는 '복수 3부작' 중 마지막 편이다.

시사회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 감독은 후반부의 한 장면을 가리키며 "복수의 모든 문제를 남에게 투사하는 잘못에서 벗어나 초월하고 싶었다"며 영화 속에서 담고자했던 복수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오후 2천석 규모로 열린 기자·배급 시사회에는 다섯개 관 객석이 가득 차고도 200여 명이 남을 정도로 호황을 이뤄 언론과 극장 관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다음은 박 감독과 여주인공 이영애와의 일문일답.

--첫 시사회를 마친 소감을 말해달라.

▲이미 (기자들이)영화를 봤으니 '선입관 없이 영화를 봐주세요'라고 말할 필요가 없게되어서 좋다.

3분의 2 정도가 지난 뒤에는 마치 이전과 이후가 다른 영화인 것처럼 영화가 예상 못하게 진행되는 까닭에 그동안 스토리를 공개하지 하지 않아왔다. 일종의 플롯상의 반전인 셈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영화가 '올드보이' 같은 대단한 반전을 담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영화에 대해 설명하는 데 고충이 많았다.(박찬욱, 이하 박)

--배역을 맡게 되기까지 고민도 많았을 것 같다. 출연 계기는?

▲TV 드라마 '대장금' 때문에 힘이 많이 들었지만 배우로서의 목마름도 많았다. 더 작가주의적이며 예술적인 영화를 해보고 싶었다.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것은 '대장금'때 생각하며 이겨냈고 정신적으로는 캐릭터와 연기의 수위를 정해가는 게 힘들었지만 동시에 재미도 있었다.

영화를 본 뒤에 관객들이 '금자는 정말 어떤 사람이었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라는 얘기를 나눌 수 있으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이영애, 이하 이)

--이영애의 캐스팅이 의외다.

▲여주인공의 복수극이니 강인한 여자 주인공이 나오는 것은 재미가 없을 것 같았다.

교도소 장면에서의 금자씨의 친절한 모습은 모두 연기일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진심일지도 모른다. 출소한 뒤의 무표정한 모습과 이전의 친절한 모습이 교차되는 것도 마찬가지로 그런 면에서 마찬가지다.

익숙한 이영애와 낯선 이영애의 공존이 영화에 등장한다. 그래서 이 영화가 이영애라는 배우에게 맞춰지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박)

--세 편의 복수극 중 마지막에 해당하는 듯하다.

▲맞다. 세 편의 결산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 장면의 금자는 여주인공의 퇴장치고는 아름답지 않은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복수라는 문제를 남에게 투사하는 식의 잘못에서 초월하고 싶었다. '저 사람을 죽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식의 생각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장면은 이를 초월해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고 속죄하려는 몸부림이다. 세 편의 복수극 전체를 아우르는 결말이다. (박)

--최민식이 연기하는 백선생은 전형적인 악당이다.

▲다면적인 묘사가 좋을 때도 있지만 이 영화에서는 백선생을 그렇게(다면적으로) 그릴 여유가 없었다. 금자씨가 중심이고 따라서 악당은 어느 면에서는 추상화된 악당이다.

처음에는 순수한 악을 표현하기 위해 관객들이 전혀 처음 볼 법한 중년 남자를 캐스팅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래도 탁월한 연기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최민식을 캐스팅했다.(박)

--이전과 다른 캐릭터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부담이 너무 커서 확신이 없었다면 영화에 출연할 수 없었을 것이고 좋은 결실도 없었을 것이다.

이전의 이미지들을 좋아하셨던 분들은 실망하실 수도 있겠지만 오랫동안 지켜봐주셨던 분들은 이영애라는 배우가 변해가고 발전해 가는 모습에 즐거울 수도 있을 것 같다. 배우로서의 욕심 때문에 모험을 걸 수 있었다.(이)

--유난히 카메오 출연이 많은데.(임수경, 강혜정, 유지태, 송강호, 신하균 등)

▲세 과시로 보면 어떠나 하는 걱정을 했다. 하지만 의도가 순수하기 때문에 여러 배우들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3부작의 마지막 편이라는 의미에서 그동안 출연했던 분들을 다시 등장시켰다. 거의 연관성이 없는 세 편을 배우로 묶어보려는 의도였다. 다행히 마침 스타들이 시간이 나서 출연할 수 있었지만 출연하기로 했던 배두나가 스케줄때문에 출연할 수 없게 돼서 아쉽다.(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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