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8·15 前에'불법 대선 자금'내놔라

박근혜 대표가 어제 당 소유 천안연수원의 이달 중 국가헌납을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열린우리당 또한 지난 5월 31일 세비를 갹출해서라도 갚겠다며 불법 대선 자금 국고 환수를 새삼 결의했다. 양당 합쳐 1천억 원 가까이 되는 '검은돈'을 끌어모은 정치인들에 대한 8'15 특별사면을 계산한 까닭이다.

그러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보석금 받지 않고 범죄자부터 석방하는 일은 결코 없다. 불법 대선자금 입으로만 내어놓고 모두들 덜컥 사면하고 풀어주면 일종의 사기다.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자. 당시 검찰 수사 결과 이회창 캠프와 노무현 캠프가 기업들로부터 받은 '블랙 머니'규모는 각각 823억 원과 113억 원 정도, 이 중 정당 유입 자금은 한나라 580억, 구 민주당 42억 원으로 보도돼 있다.

국민이 믿을 수 없는 것은 양쪽 다이다. 한나라당은 작년 총선 직전 시가 700억 원대의 천안연수원을 헌납하겠다 약속해 놓고 이 핑계 저 핑계로 시간을 질질 끌어 왔다. '차떼기당' 덕분에 총선 대박을 터뜨린 열린우리당은 "당 지도부는 월 100만 원씩 나머지 의원들은 50만 원씩을 세비에서 떼어 갚겠다"고 세상에 떠들었다. 이른 바 '뉴 스타트'의 선언이다. 그런데 정작 세비에서 50만 원씩을 떼내려니 배가 아팠던지 슬금슬금 오리발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웃기지 않는가?

이러면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문희상'박근혜 두 당대표는 7월 중 대국민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8'15 이전까지 상호 헌납이행 문서를 교환하라. 한나라 쪽은 연수원 매매 대금을 내놓으면 끝이다. 그러나 우리당의 '3년간 세비 갹출' 약속은 믿을 수가 없다. 42억 원을 은행대출을 하든지 사채를 빌려서라도 8'15까지 내놓으라. 사면하고 풀어주기로 아예 작심을 했기에 하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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