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무더위가 불러온 난투극

한밤 아파트 개짓는 소리에 이웃들 항의

19일 낮 12시30분쯤 달서구 월성동 한 아파트단지에는 '더운데 차에 시동을 켠 채 장사한다'는 시비가 벌어져 노점상 끼리 난투극이 벌어졌다. 생활용품상 김모(48·여)씨는 옆에서 차에 시동을 켠 채 장사를 하던 계란노점상 박모(43·여)씨에게 "덥다. 시동 꺼라"고 했고 김씨는 "이게 네 차냐?"며 되받아치는 바람에 주먹다짐으로 번졌다.

화가 난 김씨가 노점판의 계란 1개를 박씨의 얼굴에 던졌고, 박씨는 계란 한 판을 통째로 던지며 치고 박았다. 이 와중에 계란 6판이 깨져 주위가 온통 난장판으로 변했다. 달서경찰서는 20일 2명을 쌍방폭행으로 불구속 입건했지만 아직 서로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밤 수성구 범물동 한 아파트에선 '개 짖는 소리'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열대야로 잠 못을 이루던 주민들이 한집에서 애완견 짖는 소리가 그치지 않자 짜증이 폭발했다. 주민들은 결비실에서 항의를 했고 경비원은 애완견이 있는 집을 찾아내기 위해 한밤중에 아파트를 헤매야 했다.

20일 낮 동대구역 인근에서는 한 손님(32)이 에어컨 때문에 택시기사와 실랑이를 벌였다. 이 손님은 "뒷자석이 더우니까 에어컨을 세게 틀어달라"고 했지만 기사는 "기름값이 올라 요즘 힘들다"고 했다. 급기야 택시에서 내려 운전기사와 고성을 주고받은 이 손님은 뒤에 있던 택시를 타고 가버렸다.

20일 오후 3시 불쾌지수는 83으로 모든 사람이 불쾌감을 느낄 정도였으며, 이번 주 들어 사흘 연속 불쾌지수가 80을 넘어섰다. 대구기상대 관계자는 "불쾌지수가 80을 넘어서면 사람들마다 신경이 곤두서기 때문에 평소 쉽게 넘어갈 말이나 행동도 기분 나쁘게 받아들인다"며 "후텁지근한 날씨가 밤낮으로 계속되는 요즘엔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고 했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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