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일대가 아파트 및 주상복합 난개발로 초등학생이 급증, 초교마다 학생 수용에 한계를 드러내는 데다 상당수 지역은 교실 증축은 물론 신설조차 불가능해 대혼란을 겪고 있다.
취재팀이 분석한 결과 수성구 내 아파트 및 주상복합건물 건설은 전체 113개 현장, 4만여 가구에 이르며 이중 45개 현장 1만5천여 가구는 건설 중에 있고, 68개 현장 2만5천여 가구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수성, 범어, 황금, 시지, 만촌동 일대는 98개로 전체 현장의 87%를 차지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초등학생 수용이 가장 심각한 곳은 범어네거리 인근 수성동으로 최근 20여 시행사들이 9천315가구의 아파트를 짓는다며 교육청과 학생 수용을 협의했다.
하지만 교육청은 3천611가구(2010년 기준 유입 학생 수 978명)에 대해서만 수용 가능 판단을 내렸고, 60%가 넘는 5천704가구(1천141명)에 대해서는 시행사들에 수용 불가를 통보했다.
이 일대는 동일, 동도, 동천초교 3개뿐이며 이미 학생 수용에 한계를 맞고 있다. 미니 시범학교로 지정해 개교한 동일은 지난 한 해에만 4층 건물을 5층으로 높여 교실 8개를 확장해 더 이상 증축할 수 없다. 건물이 낡아 3, 4년 뒤 개축해야 하는 동천 역시 증축 불가 대상인 데다 유일하게 증축 가능한 동도도 15학급 이상은 증설이 불가능하다.
교육청 관계자는 "새 학교 부지 확보밖에 대책이 없지만 주택 밀집 지역인 범어네거리 일대는 3천여 평 기준으로 땅 매입비만 300억 원이 넘고 순수 건축비도 100억 원을 웃돌아 이를 감당할 시행사가 없다"고 했다.
만촌, 시지 일대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3천 가구가 넘는 메트로팔레스 입주에 따라 2003년 단지 내에 신설한 중앙초교는 개교 당시만 해도 36학급 1천473명에 불과했지만 현재 46학급 1천782명까지 학생수가 증가했다.
학교 관계자는 "학급당 적정 인원은 35명 선이지만 40명을 넘기는 과밀교실이 많다"며 "늘어나는 학생들을 감당하지 못해 옥탑방까지 교실로 바꿔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중앙초교 신설에 따라 학생수가 줄어들어야 할 인근 초교마저 학생수가 불어나 2003년 27학급, 976명 규모였던 만촌초교는 인근 재개발 아파트가 입주를 끝내면서 30학급 1천23명으로 학생수가 증가했다.
황금네거리 인근도 황금, 두산, 수성초교 3개교뿐이지만 1천48가구의 대우 트럼프월드 공사가 한창이고, 지난달엔 지하에 대형소매점이 들어서는 865가구 규모의 주상복합건물이 대구시 교통영향평가를 통과, 초등학생이 급증할 전망이다. 여기에 3천 가구를 웃도는 9개의 아파트 재개발 및 공동주택 신축도 잇따르고 있다.
시지 일대는 매호 57학급, 신매 51학급, 욱수 48학급 등 50학급을 넘나드는 매머드급 초교가 많은 가운데 현재도 대형 아파트 단지 개발이 줄을 잇고 있는 실정이다.
부동산전문가 정용씨는 "과거 공공 택지 개발을 통한 계획도시의 경우 택지 규모에 따라 학교 부지를 마련, 학생 수용에 별 문제가 없었다"며 "민간 사업자의 난개발 앞에는 교육 당국의 학생 수용 정책도 어려운 만큼 강력한 난개발 억제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획탐사팀=이종규·이상준기자
아파트숲 속에 위치한 수성구 황금동의 한 초등학교. 이 학교는 2006년 4천256가구의 입주에 맞춰 14개 교실을 증축해야 할 형편이다. 김태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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