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인 온정에 감사"…무료진료 첫 수혜 바이드(41)씨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심어준 경북도 관계자와 안동 성소병원 의료진들께 거듭 감사를 드립니다. 은혜를 갚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병석에서 일어나고 싶습니다."

한국에 입국해 '코리안 드림'을 품고 일하다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한 몽골인 바이드(41)씨가 경북도의 외국인 근로자 무료진료사업의 첫 수혜를 받아 무사히 수술을 마쳤다.

몽골에서 착암공으로 일하던 그는 자녀(1남1녀) 교육비를 벌고 가정을 보다 윤택하게 꾸리기 위해 지난 2003년 8월 한국 땅을 밟았다. 고향 친구에게 한국돈으로 환산해 600만 원 정도의 돈을 빌려 알선료와 항공료를 내고 입국한 그는 채소 수집상 잡역부 일부터 시작했다.

빚을 갚고 고향집에 돈을 보내줄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 힘겨움도 너끈히 견딜 수 있었다는 그는 전국 배추산지를 옮겨다니며 열심히 일했다. 하루 임금은 2만 원, 성수기 때에는 하루 10만 원을 거뜬히 벌었다.

희망이 보였고 의욕도 넘쳤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그는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지난 6월 12일 배추 수확을 하며 영양군 입암면에서 머물던 중 불의의 교통사고로 척추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말았다.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었지만 고용주는 본인 부주의라는 이유로 외면했다. 다행이 딱한 사정을 들은 안동 성소병원에서 수술을 맡아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그러나 막막하기만 했다. 1천만 원이 넘는 병원비 부담 때문이었다. 병원 측이 수술비는 받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등 배려를 아끼지 않았으나 입원이 장기화되면서 진료비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모든 것을 포기하려던 그에게 생각지도 않았던 도움의 손길이 미쳤다. 21일 경북도에서 외국인 근로자 무료진료사업을 적용해 진료비 700만 원과 향후 추가 비용도 부담키로 한 것이다. 수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정말 고맙습니다. 몸이 회복되면 험한 일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어디 가든 한국사람들의 따뜻한 정을 잊지 않겠습니다" 안동·정경구기자 jkg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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