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여의도에 온 경북대-상주대 통합

21일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한나라당 이상배 의원의 사무실은 상주대-경북대 통합 찬성파와 반대파가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통합 찬성파인 상주대 교수협의회와 시민들로 구성된 통합반대위가 해당 지역구 의원인 이 의원을 찾아와 결단을 촉구한 것.

교수협의회 측은 대학의 구조조정 및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경북 최고의 대학과 통합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통합반대위 측은 전국 국립대학 중 38개 대학이 이미 구조조정안을 제출해 놓은 만큼 상주대까지 구조조정에 나설 필요는 없다는 등의 이유로 맞섰다.

상대측에 대한 서로의 비난도 거셌다. 통합반대 측은 "교수들이 경북대 교수로 위상이 격상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상주를 망치고 있다"고 했고, 교수협의회 측은 대학 측의 결단력 부재를 지적하며 총장과 사무처 관계자들의 총사퇴를 촉구했다.

하지만 통합에 따른 여파가 가장 크게 미칠 대학생들을 위한 대변자는 없었다. 주 관심사가 대학주변 상권 변화(주민들)와 교수들의 처우 개선(교수단) 등에 쏠려 학생의 여건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난 듯한 모양새였다.

거중 조정 역할을 해야 할 이 의원도 마찬가지. 대학 통합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숙고하고, 명확한 통합 반대 논리를 제시하기보다는 찬성론자들을 설득하려는 듯한 모습만 보여 통합을 찬성하는 한 관계자에게서 "표만 의식한다"는 푸념도 나왔다.

결국 이날 논쟁에서는 제각각의 주장이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학생들을 위한 배려는 없었다. 어떤 논의가 이뤄지고 어떤 결정이 나든 학생들은 그저 어른들의 결정을 바라만 보고 따라가야 할 처지에 놓인 듯해 더욱 답답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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