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시 재발견-대구 달서구 '도심속 오아시스'

달서구에 두류공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테마공원을 포함해 크고 작은 공원만 무려 37곳. 미처 사적지나 공원으로 지정되지 못한 아담하고 호젓한 유적과 산책로도 수두룩하다. 하루 코스를 잡아 마치 보물찾기를 하듯 숨어있는 도심 속 오아시스를 찾아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 가족과 함께 승용차에 몸을 싣고 나만의 '시티 투어'를 떠나보자.

◇ 계명대 성서캠퍼스

달구벌대로를 따라 성서 아파트단지를 지나 신당네거리에서 성주 쪽으로 직진하면 오른편에 계명대 정문이 보인다. 자체가 하나의 공원인 계명대 캠퍼스의 정점은 지난해 5월 준공한 '계명한학촌'. 한학촌은 도동서원과 도산서원 등 유명 서원의 형태를 모델로 삼은 계명서당과 하회마을의 양진당과 양동마을의 향단을 본뜬 양반 한옥 계정헌, 정원으로 꾸며져 있다.

자녀들과 함께 가는데 그저 "야! 집 좋네"라고 탄성만 지를지, 인터넷을 뒤져 사전 지식으로 무장해 조금이라도 유식한 부모가 될지는 직접 판단하시라. 카메라도 좋지만 이왕이면 스케치북과 물감을 가져가면 좋은 추억거리가 된다. 멋스런 한옥을 배경으로 그림 그릴 기회는 흔치 않다.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유물들을 구경하며 잠시 시간여행을 떠나볼 수 있는 박물관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박물관은 토요일엔 문을 열지만 일요일은 휴관한다. 오전 느즈막히 집에서 출발, 한학촌과 박물관을 본 뒤 시장기가 돈다면 캠퍼스 동문 앞 식당가에서 해결하면 된다. 동문 안쪽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길을 건너면 저렴한 비용(1인당 평균 3천 원)으로 한끼 해결이 가능하다. 주말엔 하루 종일 캠퍼스에 주차해도 1천 원이면 끝.

◇ 금호강변 오프로드

캠퍼스를 나와 신당네거리~삼성상용차 부지~열병합발전소 쪽으로 남하하자. 막다른 오르막 길에서 과감하게 우회전해서 비포장길로 접어들면 된다. 왼쪽에 거대한 습지가 펼쳐지는데 바로 금호강과 낙동강이 합류하는 곳. 습지 보존공사를 하는 현장사무소를 지나야 제대로 된 오프로드(off-road), 즉 비포장도로가 나온다. 오른쪽은 성서공단, 왼쪽은 금호강 습지가 펼쳐져 있다. 이곳에는 모형항공기나 모형자동차 동호회 사람들이 즐겨찾는다. 대구무선모형클럽(http://dmac.id.to) 회원들은 주말마다 이곳에서 비행기를 날린다. 이 모임 손효경 회장은 "일년 전부터 거의 주말마다 이곳에서 동호회 모임을 갖고 있다"며 "모형비행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일요일에 금호강변 오프로드로 찾아오면 손 쉽게 배울 기회가 있다"고 했다.

비록 오프로드지만 굵은 자갈 하나 없이 쭉 뻗은 넓은 길이어서 종종 초보 운전자들이 연습삼아 이곳을 찾지만 곳곳에서 모형자동차나 항공기가 돌아다니기 때문에 과속은 절대 금물. 금호강둑의 오프로드에는 나무 그늘이 없기 때문에 그늘막이나 텐트를 갖고 가야한다.

◇ 곳곳에 숨은 공원, 대곡지구

지하철 월배차량기지를 지나 대곡쪽으로 가보자. 아직 다른 지역 주민들에겐 무명이지만 이곳은 쏠쏠한 재미를 주는 소공원들이 많은 곳. 유천교에서 대곡쪽으로 가다보면 유명한 대구수목원이 오른쪽에 나오고 왼쪽으로는 청동기대 석관묘, 선돌, 고인돌 등을 만날 수 있는 선사유적공원이 있다.

유천교에서 상인네거리쪽으로 간다면 월곡공원을 놓치면 안된다. 상인여중 뒤편의 월곡공원 일대는 원래 단양 우씨 세거지. 이곳에는 임진왜란때 24세의 나이에 의병을 일으킨 월곡 우배선 선생의 공적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월곡역사박물관이 있는데 최근 새롭게 단장했다. 특히 1층에 마련된 '농경시대 생활관'은 자녀들과 함께 꼭 들러볼 만한 곳. 아울러 아름드리 노송이 장관을 이루는 장지산, 대나무 산책로 등은 기념사진 찍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영남고네거리에서 보훈병원 쪽으로 끝까지 따라가면 달서구 하루돌이의 마지막 코스인 월광수변공원이 있다. 말 그대로 '달빛물가공원'인데 굳이 한자 이름을 붙인 이유가 뭘까? 아무튼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부러울 만큼 이쁜 곳. 다만 주차가 어렵기 때문에 아예 이른 시간에 가든지 아니면 인근 동네에 차를 두고 356번 버스를 타는 편이 낫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170m짜리 음악 분수가 있다. 요즘 하루 8차례씩 음악분수가 춤을 춘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는 2시간 간격으로, 이후부터 밤 10시까지는 1시간 간격으로 가동한다. 여름밤 좋은 추억거리를 간직하고 싶다면 '강추 강추'.

김수용 기자 ksy@imaeil.com

사진 : 계명대 한학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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