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토튼햄, 리옹 꺾고 피스컵 우승

잉글랜드의 토튼햄 핫스퍼가 프랑스의 자존심 올림피크 리옹을 꺾고 2005 피스컵 코리아 국제클럽축구대회 정상에 올랐다.

토튼햄은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상대 자책골과 전반에만 2골을 몰아친 아일랜드 대표 로비 킨의 활약으로 후반 페널티킥으로 1골을 만회한 리옹을 3-1로 제압, 우승 상금 200만달러(20억4천만원)를 거머쥐었다.

2003년 1회 대회 결승에서 에인트호벤에 패했던 리옹은 다시 분루를 삼키며 준우승에 그쳤다.

킨은 이날 2골을 포함해 이번 대회 합계 4골로 득점왕(골든슈)과 최우수선수(골든볼)에 올랐다.

'영.불 클럽축구전쟁'이 폭염속에 상암벌을 메운 5만여 팬들을 열광시킨 한판이었다. 승부는 전반에 쉽게 갈렸다.

'킥 앤드 러시'의 정통 스타일을 구사한 토튼햄의 창이 프랑스 대표팀 멤버들이 대거 포진한 리옹의 방패를 뚫었다.

킨과 '이집트 왕자' 호삼 미도를 전방에 세운 토튼햄은 4분 웨인 루트리지의 슛으로 포문을 열었다.

루트리지는 2분 뒤 정면에서 오른쪽 빈 공간을 보고 스티븐 켈리에게 진로를 열어줬고 문전을 겨냥한 켈리의 빠른 크로스는 리옹 수비수 제레미 베르토드의 머리를 맞고 굴절돼 네트로 빨려들어갔다.

리옹으로서는 불운이 시작된 순간.

리옹이 자책골에 어안이 벙벙하던 전반 8분 '기관총 사나이' 킨이 한방을 더 먹였다.

미도가 왼쪽 측면을 돌파해 크로스를 올리자 킨은 골문으로 대시하며 방아찧기 헤딩슛을 날렸고 볼이 워낙 강해 골키퍼 그레고리 쿠페가 손을 대봤지만 왼쪽 그물을 세차게 흔들었다.

리옹은 프랑스 대표 실뱅 윌토르, 시드니 고부, 플로랑 말루다를 중심으로 반격에 나섰으나 잉글랜드 대표 앤서니 가드너, 레들리 킹이 벽을 쌓은 토튼햄 수비진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리옹은 전반 12분과 15분 윌토르와 미셸 에시앙의 오른쪽 돌파로 연속 1대1 찬스를 만들었으나 오프사이드로 선언됐고 11분과 33분 윌토르, 말루다의 슛은 골키퍼 정면에 안겼다.

리옹의 추격 의지를 꺾은 쐐기골도 결승전 히어로 킨의 발끝에서 터졌다.

전반 45분 앤디 리드의 절묘한 스루패스로 왼쪽을 허문 미도는 빠른 땅볼 크로스를 정면으로 올렸고 먹잇감을 발견한 킨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3번째 골을 뿜어낸 뒤 특유의 텀블링과 기관총 세리머니로 포효했다.

리옹은 후반 15분 고부의 슛이 수비수에 걸리고 디아타의 헤딩슛마저 골키퍼 선방에 막힌 뒤 후반 28분 핸드링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교체멤버 하템 벤 아르파가 성공시켜 1골을 따라붙었으나 토튼햄은 육탄 방어로 더이상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마틴 욜 토튼햄 감독은 "첫 골은 운이 좋았지만 나머지 2골을 훌륭하게 넣었다. 리옹이 열심히 대항해 좋은 경기를 펼쳤다. 한국의 환영에 감사한다. 기억에 남는 토너먼트였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네덜란드 출신인 욜 감독은 2년 전 에인트호벤이 우승한 점을 상기시키며 "리옹은 참 운이 없지만 한국에 네덜란드 감독이 있어서 그런지 한국과 네덜란드는 인연이 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제라드 울리에 리옹 감독은 "초반에 2골을 내줘 힘들었고 3번째 골이 쫓아갈 기회를 앗아갔다. 2년 후 다시 초대받는다면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연합뉴스)

◆24일 전적

△2005 피스컵 코리아 결승

토튼햄 핫스퍼 3(3-0 0-1)1 올림피크 리옹

▲득점 = 제레미 베르토드(전6분.자책골.리옹) 로비 킨(전8분.전45분.토튼햄) 하템 벤 아르파(후28분.PK.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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