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도 긴 시간이었다.
5개월전 시작된 중국 해외학기제를 통해 얻게 된 경험은 내 삶의 목표와 방향에 큰 영향을 미쳤다.
처음 중국에 올때는 부모님으로부터 벗어난다는 해방감에 들떠 있었다. 하지만 중국 생활은 만만치 않았다.
4박5일간의 베이징 여행까지는 참 좋았다. 천안문 광장과 만리장성 등등. 중국은 참 큰 나라인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칭다오 직업기술대학에서 오전 8시 30분부터 시작하는 수업은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일주일 동안 한 과목을 제외한 모든 수업은 원어민 교수님과의 끊임없는 중국어 물결 속에서 허우적거려야 했다. 39명의 동기 학우들이 2개반으로 나눠 수강한 원어민 수업은 이해하느라 진땀을 뺐다.
학기초반 서툰 중국어로, 중국 친구들은 서툰 한국어로 서로 인사를 건네며 몇 명의 친구들을 사귀어 나갔다. 오후 3시 30분쯤 오후 수업이 끝나면 중국친구들과 만나 이야기하고 근처 지리를 익히고, 남학생들은 중국 학생들과 축구도 하며 하나 하나 중국생활에 익숙해져 갔다.
중국은 한국이 무색할 만큼 방언이 많았다. 중국 친구들 역시 방언을 썼다. 하지만 한국 학생들이 보통화(普通話, 중국 표준말)를 배웠기 때문에 중국 학생들은 우리와 이야기 할때는 중국 표준말을 써 주어 고마웠다.
3월 한 달이 지나고 4월 중간고사 이후, 원어민 교수님의 강의가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중국친구들과의 대화도 차쯤 말문이 트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5월 '중국어능력평가시험(HSK, 漢語水平考試)'이라는 난관에 부닥쳤다.
우리 수준을 훨씬 웃도는 HSK 수업내용은 정말 어렵고 힘이 들었다. 한국학생들 스스로도 노력했지만 중국 친구들의 도움과 교수님들의 열정적인 강의로 실력이 쑥쑥 자랐다. 이 평가에서 나는 최고등급인 8급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5급 자격을 얻었다.
나를 포한함 39명 학우들은 이제 칭다오 현지 학생들과 별 다를 것이 없이 중국 생활에 모두 흠뻑 빠져 있다. 기숙사 생활도, 중국 음식도, 칭다오에 막 도착해 비행장 출구에서 맞닥뜨린 칭다오의 칼바람도 이겨냈고, 5월 말까지 긴 소매 옷을 입고 지내다 갑작스레 찾아온 무더위도 적응했다. 우린 중국 현지화에 이제 녹아 들었다고 해도 될 성 싶다. 조금은 후회되는 부분도 있지만 중국 친구와의 인연, 그리고 이웃 중국 문화에 대해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됐다.
김정심(영진전문대 국제관광계열 중국어통역전공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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