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북부와 인접해 있으며 중국 국경에서 동쪽으로 40㎞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 부근 ' 체르냐치노 5' 유적에서 발해시대 토광묘(土壙墓) 40여 기가 무더기로 발굴됐다.
문화재청 산하 한국전통문화학교(총장 이종철) 발굴조사단(단장 정석배 교수)은블라디보스토크 소재 극동국립기술대학 사회인류학부 문화인류학과(단장 유리 겐나지예비치 니키친 교수)와 이곳에 대한 2005년 올해 제3차 공동조사를 벌인 결과 24 일 현재 45기 가량을 헤아리는 8-9세기대 발해 고분군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드넓은 분지 구릉지대 솔빈강으로 흘러드는 샛강 둔덕에서 조성된 고분군은 300 평 좁은 면적에서 밀집된 채 현재의 지표 바로 아래에서 드러났다.
시신을 매장한 토광(土壙. 무덤 구덩이) 또한 깊이가 대단히 얕아 거의 모두가30㎝가 채 되지 않았으며, 크기 또한 길이 1m, 폭 40㎝ 가량에 지나지 않았다.
정석배 교수는 "현재까지 조사성과로는 봉분(封墳)은 만들지 않았다고 확신해도좋을 듯하다"면서 "따라서 올해 조사된 토광묘 40여 기는 예외없이 평지를 조금만파서 토광을 만든 다음 시신을 매장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가장 커다란 특징으로는 40여 기 토광묘가 4개 열을 이룬채 일정한 간격을 두고 조성됐다는 점이다. 아울러 모든 무덤이 예외없이 머리를 서북쪽을 향하고 있었으며, 머리쪽 혹은 발치 쪽에 머그잔과 매우 흡사하게 몸통이 길고 홀쭉한 소위 심발형(깊은 바리 모양) 토기를 2점씩 세트로 부장하고 있었다.
이런 현상에 대해 러시아측 발굴단장인 니키친(50) 교수는 "전쟁 등에서 죽은군사들을 한꺼번에 매장했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와 같은 설명은 같은 지역에 대한 지난해 2차년도 조사에서 확인한 석실분에서 엉덩이와 정강이 부근에 각각 화살촉과 창끝이 꽂힌 발해시대 무장(武將) 군인인골이 발견된 점과 견주어 볼 때 설득력 높은 해석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이들 토광묘에서는 모두 인골이 매우 양호한 상태로 발굴됐다. 특이하게도 모든 무덤에서 두개골이 늑골뼈, 발뼈, 팔뼈 등과 섞여서 확인됐다. 아울러 모든 무덤 바닥에는 불에 탄 숯이 완연하게 드러났다.
정석배 교수는 "시신을 화장한 다음 옮겨와서 묻은 듯하다"고 말했다.
출토유물은 머리나 발치쪽에서 확인되는 심발형 토기 세트 외에 혁대부품, 귀걸이를 비롯한 장신구가 매우 드물게 발견됐을 뿐 부장품은 빈약한 편이었다.
2003년 시작한 한-러 공동조사 일환인 이번 3차 발굴은 러시아측 20명, 한국측16명의 조사원이 각각 투입된 가운데 지난달 22일에 착수돼 26일까지 계속된다.
정석배 교수는 "내년과 내후년 2년 동안은 고분 유적을 더 조사한 다음에는 인근 주거 유적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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