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반란인가.
노래로 남성들의 치부가 낱낱이 까발려지고, 여성들은 당당하게 살자며 주문처럼 외친다.
솔로 여성 가수들이 남성들을 향한 강한 부르짖음으로 가요계를 휘어잡고 있다. 보아가 'Girls On Top'에서 남성들이 만든 평등의 기준에 반기를 들며 여성으로서의 당당함을 주장했는가 하면, 26일 2집을 발매하는 렉시는 1집 히트곡 '애송이'에 이어 수록곡 '애니몰'에서 '남자들은 애니몰'이라며 육체적인 사랑에 이끌리는 남성을 짐승이라고 표현했다.
이밖에도 '이브의 경고', '아담의 심리' 등으로 여성들의 심리를 대변했던 박미경은 7집 타이틀곡 '섹시 레이디'에서 남성들에게 나이로 판단받지 말고 내면의 섹시함을 찾아 당당하게 살자는 내용을 노래했다. 길건의 '여왕개미'도 '내 손짓 하나에 닫혔던 마음을 열어, 난 너희들의 이마 위에 세례 내려'라며 수컷을 지배한다는 이미지가 강하게 풍긴다.
대중음악평론가 박은석 씨는 노랫말 속 여성들의 당당한 권리 주장에 대해 "대중음악은 대중이 느끼는 사회 문화 양상을 반영하지 못하면 더 이상 대중음악이 아니다. 그만큼 세상은 유교적인 윤리에 입각한 남성주의적인 세상이 아니며 젊은 세대의 문화를 대변하는 대중음악이 가장 빨리 포착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다"고 분석했다.
사회로 눈을 돌려도 세상은 양성 평등 시대로 바뀌어가고 있다. 지난 21일 대법원은 47년 만에 판례를 변경해 '금녀의 영역'이던 종중(宗中) 자격을 여성에게도 부여했다. 양성 평등이라는 시대적인 흐름을 가장 느리게 변화하는 법조계도 수용한 셈이다. 또 올해 외무고등고시에서 여성합격자 수가 사상 처음 50%선을 넘었고 수석과 최연소 합격도 모두 여성이 차지했다.
한 남성듀오의 멤버는 "솔직히 여성 가수들의 노랫말에 크게 민감하게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노래의 힘은 무시할 수 없다. 이런 노래들이 쏟아지는 세상에 사는 여성들은 무의식적으로 그런 의식을 받아들일 것이다. 더 나아가 남자 가수들의 역차별에 대한 노래가 나오지 않을까"라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8월 4일 발매하는 힙합그룹 원투의 2집 음반 제목이 'Ladies First'여서 눈길을 끈다. 음악을 사랑하고 진정한 내면을 갖춘 젠틀맨으로 거듭나기 위해 붙인 제목이라지만 시대의 흐름을 잘 반영한 듯해 눈길을 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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