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름방학 숙제…하루분량 매일 체크를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학교로부터는 해방됐지만 대신 아이들과 학부모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방학숙제. 일기 쓰기는 기본이고 독후감과 각종 체험학습 보고서, 탐구보고서 등 간단치 않은 과제들이 주어지면서 마냥 신나게 놀 수만은 없는 노릇인 것. 특히 요즘 초등학생들의 숙제는 옛날과 달리 하룻밤에 해결할 수 없는 것도 많아 미리미리 준비해두지 않으면 방학 후반에 가서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아이들의 방학숙제, 쉽게 해결하면서 재미까지 두 배로 만드는 여름방학 계획을 세워보자.

▲생활계획표가 아닌 방학계획표를 만들어라

커다란 동그라미에 24시간을 그려넣는 방학 생활계획표. 하지만 열심히 만들기만 했을 뿐 작심삼일로 끝나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이번 방학에는 아이들과 함께 일단 하루 생활계획표가 아닌 방학 기간 동안의 장기 계획표를 만들어보자. 아이들의 숙제를 먼저 훑어본 뒤 체험학습, 현장학습, 탐구보고서 등 특별한 나들이가 필요하거나 오랜 시간이 투자돼야 하는 숙제를 먼저 골라내 미리미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 체험학습 계획은 엄마·아빠의 휴가기간에 맞춰 잡고 박물관 견학이나 공연 관람, 시골 할머니댁 방문 등의 계획도 사전에 계획을 세워두도록 하자. 하지만 매일 꼭 빠뜨리지 않고 해야 할 일들은 따로 챙겨둬야 한다. 일기 쓰기와 탐구·관찰기록부 작성, 독서감상문 숙제를 위한 책읽기 등은 하루 분량을 정해놓고 체크 표를 만들어 두면 효율적이다.

▲생활 주변에서 찾자

요즘 초등학생들의 숙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일기 쓰기와 탐구보고서 쓰기 등은 반드시 해야하는 필수 과제지만 선택과제는 그 폭이 상당히 넓다. 꼭 가정통신문에 쓰여 있지 않아도 비슷한 형태만 갖추면 숙제로 인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

만일 자녀와 함께 체험학습 나들이를 하는 시간과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생활 주변으로 눈을 돌려보자. 대형할인점과 시장에서 장을 보고 장·단점 비교하기, 내가 희망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 취재하기 등 굳이 먼 곳을 가지 않고도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체험학습 거리가 다양하다.

또 악기 1가지씩 익히기, 수영·미술 배우기 등의 과제도 강제성이 없으니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방학 한 달여 간을 충분히 투자해 어떤 한 분야에 대해 충실하게 익혔다는 자료를 제출할 수 있다면 방학숙제로 손색이 없으니 요리 배우기, 하모니카 배우기, 기타코드 익히기 등 집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과제를 찾으면 된다.

▲보고서는 인터넷으로 손쉽게

보고서 작성은 웬만한 성인에게도 쉽지 않은 일. 때문에 많은 학생은 인터넷 지식검색을 이용해 타인의 의견을 제 것인 양 베껴내거나 부모님의 손에 의지하게 마련이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꼭 자녀가 직접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해 보자.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하면 빈 칸만 채워넣으면 되는 각종 보고서 서식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여기에다 보고 들은 것, 체험을 통해 새로 알게 된 사실, 느낌 등을 적고 체험 학습을 통한 사회 현상의 원리나 법칙의 발견, 학습 결과의 실생활에의 적용 등을 곁들인다면 완성. 꼭 정해진 보고서 양식을 따르지 않고 자유롭고 개성적으로 만들어도 무방하다. 일기, 편지, 만화, 그림, 신문기사 형식 등 경험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형식이라면 무엇이든 좋은 보고서 표현법이 될 수 있다.

▲아이의 손에 디카를 쥐여주자.

보통 야외로 나가면 부모가 아이들의 사진을 찍어주게 마련. 하지만 이번에는 자녀가 직접 사진을 찍도록 지도해보자. 자동 카메라를 이용한다면 초등학생이라도 웬만한 사진은 찍을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유적지나 관광지 앞에서 찍은 틀에 박힌 기념사진이나 어른의 시각이 아니라 아이의 눈에 들어온 자유분방한 모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가끔 자신의 모습을 셀프카메라로 담아가며 여행 내내 사진을 찍도록 해 보면 체험학습의 재미가 두 배가 될 수 있다. 보고서 작성도 한결 수월해진다. 자녀가 직접 찍은 사진을 출발부터 도착까지 시간 순서대로 배열하고 간단한 설명을 곁들이면 굳이 어려운 글로 보고서를 작성할 필요가 없다.

▲주위 사람들과 힘을 합치면

아이와 함께할 시간이 부족한 맞벌이 부부라면 동네 주민들과 방학 동안 '품앗이'를 하는 것도 좋다. 옆집 아이가 박물관 갈 때 함께 데려가도록 부탁을 하고, 대신 주말에 영화관람을 책임지는 등 시간과 사정에 따라 역할을 분담할 수 있다. 꼭 방학 숙제만이 아니라 자녀의 학습지도까지 순번을 정해놓고 서로 돕는다면 효과는 더욱 높을 것이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도움말 : 권연숙 대구시교육청 장학사, 반혜정 경대사대부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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