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AFL-CIO 兩大 노조 이탈 '위기'

미국 최대 노조 연합체인 산별노조총연맹(AFL-C IO)이 마침내 깨졌다.

조합원 규모로 AFL-CIO 산하 양대 노조인 서비스노조국제연맹(SEIU)과 전미트럭운전자조합(팀스터)은 시카고에서 AFL-CIO 연차총회가 시작된 25일(이하 현지시각) AFL-CIO에서 탈퇴키로 각각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 노조는 탈퇴 결정을 담은 서한을 존 스위니 AFL-CIO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이들 양대 노조는 조합원이 합쳐서 260만명 가량으로 AFL-CIO 전체 조합원의 약20%를 차지한다. 또 지난해 기준으로 9천600만달러에 달한 AFL-CIO 총 조합비 가운데 2천만달러 이상을 부담했다. AFL-CIO 재정은 조합비 외에 크레디트카드 로열티를 포함해 지난해 모두 1억2천500만달러에 달했다.

SEIU 및 팀스터와 함께 스위니 위원장 노선에 반발하는 '승리를 위한 개혁'(Cha ng to Win) 그룹을 결성해온 조합원 규모 3위(104만)의 식품상업연합노조(UFCW)와섬유호텔노조(UI)도 조만간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4개 노조는 앞서 총회 불참을 선언했다.

승리를 위한 개혁 그룹에는 이밖에 노동자국제연맹(LIU)과 이민 노동자가 주류인 연합농업노동자연맹(UFW)도 동참하고 있으나 이들은 AFL-CIO에 잔류하면서 투쟁한다는 입장이다.

10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팀스터의 제임스 호퍼 위원장은 "다른 7개 국제노조도AFL-CIO에서 곧 이탈해 팀스터에 동조할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호퍼와 SEIU의 앤드루 스턴 위원장은 지난 95년 취임한 스위니 위원장이 AFL-CI O의 재정 악화와 조합원 급감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편향의 정치적 위상에만 관심을 갖는다고 불만을 보이면서 AFL-CIO의 대대적인 개혁을 요구해왔다.

AFL-CIO 조합원은 지난 55년 미국 근로자의 약 35%에 달하던 것이 현재 민간 근로자의 경우 조합원 비율이 8% 가량에 불과할 정도로 크게 줄었다.

호퍼는 CNN 회견에서 AFL-CIO와는 다른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할 것"이라면서"공화당 지원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사추세츠주 클라크대의 게리 체이슨 교수는 SEIU와 팀스터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막강한 철강노조와 자동차연합노조(UAW) 및 통신노조 등이 AFL-CIO에 잔류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그러나 "AFL-CIO가 깨졌다는 이미지 측면의 충격이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FL-CIO는 지난 35년 양분됐다가 55년 재결합했다.

그는 민주당의 표밭이 돼온 AFL-CIO의 균열이 공화당에 득이 되는 것은 물론 향후 노사 협상에서 재계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발판을 제공하는 효과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빌 클린턴 행정부 때 노동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시 교수는 CNN 회견에서 "AFL-CIO의 분열이 노조결속 약화라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71살인 스위니 위원장은 SEIU와 팀스터가 이탈한데 대해 "불만이 있으면 민주적 절차에 따라 당당하게 이를 관철시켜야 하는 것"이라면서 "게임에서 질것이 뻔하자 이탈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AFL-CIO에 54개 노조가 남아있음을 강조하면서 "이들과 힘을 합쳐 개혁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스위니는 28일 실시되는 투표에서 4년 임기에 연임될 것이 확실시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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