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市·문인협회, 버스승강장에 名詩 패널 설치

'시의 고장' 알리기 나서

'강나루 건너서/ 밀밭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주절이 열리고…'.

한국의 명시를 대구 시내버스 승강장에서 읽게 된다.

대구시 대중교통과와 대구문인협회는 "26일부터 한국의 유명시인과 향토 시인의 명시 패널을 200여개 시내버스 유개 승강장에 부착한다"고 밝혔다.

대구시와 대구문협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이 문화도시가꾸기 사업은 국내에서는 처음 있는 일로, 대구가 '시의 고장'임을 널리 알리면서 시민들의 정서순화와 향토사랑 정신을 드높이기 위한 취지다.

또한 대구의 명소를 시로 알려 시와 문학의 고장 대구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대구가 영남 선비정신을 간직한 유서깊은 문화예술도시의 진원지임을 부각시키고 시민들의 '생활 속의 시, 삶 속의 시' 문화를 정착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의 명시 패널을 부착할 대구 시내버스 유개승강장은 약 200여곳으로 승강장에 부착한 명시는 2개월 마다 구역별로 순환 교체할 예정이다. 이번에 소개할 명시는 이상화(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육사(청포도), 이장희(봄은 고양이로다), 백기만(산촌모경), 박목월(나그네), 조지훈(승무), 이호우(낙동강), 김춘수(꽃을 위한 서시), 신동집(낙엽), 전상렬(고목과 강물), 도광의(갑골길) 등 향토 시인의 시와 박용래(저녁눈), 서정주(푸르른 날), 정지용(향수), 김광균(설야) 등 유명 시인 200여명의 작품이다.

또 서거정의 대구십경과 갓바위, 수성못, 건들바위, 팔공산, 비슬산, 동성로 등 대구의 명소를 주제와 소재로 한 상징시도 시내버스 승강장에서 읽을 수 있다.

박해수 대구문인협회장은 "시민들의 일상생활 현장인 버스 승강장에 명시를 소개하는 것은 한국문학사에서 처음있는 일"이라며 "시내버스 승강장을 통한 명시 알리기 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사진 : 동인파출소 맞은편 버스승강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이 승강장에 부착된 이육사의 시 '청포도'를 읽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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