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르포)노래방 즉석 성매매…법 "우습죠"

성매매방지법 시행 이후 집창촌 외에서 이뤄지는 성매매는 전혀 단속이 안되고 있다. 노래방, 안마시술소, 출장마사지 등을 통해 은밀히 이뤄지는 성매매는 우리 사회의 퇴폐·향락문화를 더 부추기고 있다.

24일 밤 중구 한 노래방. 이곳에는 10만 원만 지불하면 현장에서 성매매가 이뤄진다. 양주기본 15만 원에 도우미 1시간당 3만 원, 팁 3만 원이 계산되면 젊은 여성 도우미들이 나와 혼을 '쏙' 빼놓는다. 이들은 들어오자마자 손님들을 거의 알몸 상태로 만들어버린 뒤 각자의 파트너에게 '2차'를 하자고 부추긴다. 이곳 여성도우미들은 2시간 가량 놀고 10만∼15만 원을 번다. 한 달에 수입이 1천만 원대에 달하는 도우미들도 있다고 한다. 이런 노래방들은 셀 수 없을 정도다.

25일 새벽 동구 한 주점. 한국 여성이 아닌 러시아 여성과 성매매가 가능하다. 함께 노는데 1인당 6, 7만 원을 줘야 하고 양주 1병에 기본 10만 원을 내야 한다. 러시아 여성들은 팁 1, 2만 원을 주면 음란한 춤을 보여준다. 성매매는 주로 인근 여관에서 이뤄지며 주점마다 단골집이 따로 있다. 러시아 뿐 아니라 원하면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계열의 여성도우미들도 만날 수 있다.

당국의 단속과는 상관없이 안마시술소도 버젓이 불법 성매매를 하는 곳. 현금 16만 원, 카드 18만 원을 결제하면 안마사로부터 30분 가량 안마를 받고 난 뒤 여종업원들이 있는 욕실방으로 안내 돼 성매매를 한다.

출장마사지는 언제든 부르면 달려오는 '콜' 성매매. A급부터 C급여성이 있으며 가격은 10∼15만 원대. 이들은 마시지에 필요한 각종 도구를 챙겨다니며 안마 뒤 성관계를 갖는다. 야간 퇴폐이발소에서도 성매매가 이뤄진다.

최근에는 젊은 층을 상대로 하는 '대딸방'이 생겨나기도 했다. 대구에 2, 3 곳가량 있는데 20대 초반 여성들이 종업원으로 종사하며 손을 이용해 성욕을 충족시켜주는 유사 성행위 업소.

하지만 이들 업소들은 단속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경찰과 구청이 단속을 하고 있지만 이중삼중 감시망을 쳐두고 영업을 하기 때문에 성매매 현장을 잡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일부 업소는 미로같은 구조로 돼 있어 손님조차 어딘지 헷갈릴 정도며 대부분 출입구에 CCTV를 설치하고 감시원을 둬 단속반이 뜨면 즉각 조치가 가능하다.

대구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 관계자는 "특별한 제보가 없거나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개인의 사생활침해 우려 때문에 무작정 단속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업소들의 단속을 피해가는 방법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지만 함정단속조차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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