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가 오히려 반갑다.' '폭염(暴炎)의 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손님들로 넘쳐나는 곳이 많다. 할인점, 백화점, 극장, 얼음공장에서부터 보양탕집 등은 모처럼 활기를 찾고 있다.
◇밀려드는 손님
할인점이 가장 먼저 웃었다. 대구 이마트 4개 점포(반야월점 제외)의 지난 15~20일 닷새동안의 '객수'(계산대 손님)는 21만여명. 그냥 다녀간 손님까지 합하면 50만명이 넘는다. 이마트 만촌점 이형직 마케팅 담당은 "이는 서울 핵심상권 일부를 제외하면 전국 지점에서 다섯 손가락안에 드는 매출"이라며 "본사에서 대구 점포에 대해 수박, 맥주, 돼지고기 등 '시즌상품'의 PR때 특별 할인을 해주고 있다"고 했다.
롯데 백화점 대구점은 요즘 평일 5시만 되면 900여면의 주차장이 다 찬다. 무더위를 피하려는 손님 때문이다. 백화점 측은 "얼린 생수를 손님들에게 나눠주거나 진열대 공간에 휴게좌석을 확충하는 등 신경을 쓰고 있다"며 "본사차원에서도 대구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열대야는 심야 극장 관객도 불리고 있다. 대구 메가박스 경우 휴가철이 시작된 7월 중순 관객수가 전 주에 비해 1천명 가량 늘었다. 목요일, 금요일 저녁에도 거의 매진을 이어가고 있다. 마땅히 무더위를 식힐 곳이 없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 극장측의 분석. 이곳 이해정 마케팅 매니저는 "자정을 넘어서도 매진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며 "심야 관람료(자정이후)를 1천500원 할인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여름특수, 업계 희색만면
삼계탕, 보신탕 등 보양식품 업계도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수성구 들안길 ㄱ 삼계탕 업소 경우 이달 들어 평일 800명, 주말 1천여명의 손님이 몰리고 있다. 업주는 "매출이 지난해보다 30%이상 올랐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전 직원이 닭 손질에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는 삼계탕 집만 전국에서 가장 많은 400여곳에 이른다. 양계협회에 따르면 무더위로 인해 대구의 인구대비 닭 소비가 타 도시의 1.8배에 달한다는 것.
'100년 무더위' 진위논란이 일면서 잠시 주춤했던 에어컨 매출도 뒤늦게 상승세다. 업계에 따르면 대구 에어컨 시장은 평소에는 서울의 절반 수준이지만 7, 8월에는 1.5배로 역전하는 일이 반복된다는 것.
하이마트 죽전점 임은철 판매실장은 "장마가 끝나고부터 1일 150명 가량의 손님이 오고 있다"며 "막상 찾아온 무더위에 견디지 못한 고객들이 많아 고가형보다는 저가형이 잘 나간다"고 말했다.
얼음공장도 폭염 특수를 만끽하고 있다. 수성구의 얼음공장 관계자는 "곽 얼음이 하루에 500~600개, 덩어리 얼음이 4~5장이나 팔린다"면서 "주문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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