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지성 데뷔골, 주전경쟁 청신호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그를 더욱 신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조광래 전 FC서울 감독)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24)이 공식경기 2경기 만에 데뷔골 맛을 보며 주전 경쟁에 일단 청신호를 밝혔다.

박지성은 2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베이징 셴다이와의 아시아투어 2차전에서 2-0으로 앞선 후반 3분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단 후 첫 골을 기록하며 3-0 승리에 단단히 한몫 했다.

이번 골은 세계적 명문 클럽에서 쟁쟁한 스타 플레이어들과 힘겨운 자리 다툼을 벌여나가야 할 박지성이 심적 부담을 털어내고 자신감을 갖는 데 큰 힘을 보태줄 전망이다.

입단 후 치른 두 차례 연습경기와 홍콩과의 아시아투어 1차전 등 3경기에서 선발 출전, 전반 45분씩을 소화했던 박지성은 그 동안 인상적인 몸놀림과 특유의 역동적 플레이를 선보이며 '맨유맨'의 일원으로 한발한발 전진해갔다.

하지만 공격 포인트가 없다는 게 조금씩 마음에 걸리는 상황이었다.

홍콩전에서는 몇차례 득점 기회를 놓쳐 아쉬움을 던져주기도 했고, 골문 앞에서 좀더 욕심을 내라는 전문가들의 조언도 있었다.

결국 다행스럽게도 더 늦어지지 전에 첫 골이 터져 나왔다.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이후부터 줄곧 현장에서 그를 지켜봐 온 조광래 전 FC서울 감독도 "이적 후 첫 골로 무엇보다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게 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조 전 감독은 "박지성은 호나우두나 웨인 루니보다 공격적인 면에서 돌파력은 떨어진다. 하지만 수비 가담력은 이들보다 낫다. 팀의 공.수 밸런스를 유지하는 데엔 박지성 같은 선수가 더 필요하다. 코칭스태프도 박지성에게 이런 점을 기대했는데 잘 부응해 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데뷔골 외에도 입단 이후 가장 많은 시간을 소화했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늘 전반전만 뛰었던 이전 3경기와는 달리 박지성은 이날 후반 15분 라이언 긱스와 교체될 때까지 60분간을 뛰었다.

박지성은 스리톱 라인의 왼쪽 공격수로 출전했지만 이전과 마찬가지로 중앙과 오른쪽 구분지을 것 없이 폭넓은 움직임을 보였다.

게다가 공식경기에서 처음으로 코너킥 키커로 나서 두 차례나 크로스를 올리는 등 팀 내에서 점점 자신의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다만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동료들과의 호흡 문제는 좀 더 가다듬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 전 감독의 말처럼 "팀 플레이에 점점 더 적응해가는 모습"이기는 하지만 박지성과 동료들의 패스 연결은 아직 매끄럽지 못하고, 원활하게 자리를 나눠 갖지 못해 한 곳에 몰려 있는 경우도 종종 나타났다.

박지성이 '무결점 플레이'를 요구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확실히 주전 자리를 꿰차기 위해선 하루 빨리 넘어서야 할 부분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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