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에 돈이 몰리고 있다. 최근 아파트 담보대출이 까다로와진 데다 당국의 다각적인 압박에 "이제 아파트는 끝났다"는 분위기가 굳어지면서 부동(浮動)자금이 토지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의 경우 부동산정보 제공업체 등을 통해 국세청이 실거래가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전매차익의 상당액을 양도소득세 등 관련세금으로 내지않을 수 없는 상황. 반면 토지는 공기업 지방이전과 고속철 역사 건설, 주5일근무제 등 굵직한 개발호재를 타고 가격 상승속도가 빠른데다 그 폭도 많게는 2~3배가량으로 크다는 게 가장 큰 매력. 아직은 대부분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매매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세금부담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점도 돋보인다.
이 때문에 여윳돈들이 한꺼번에 토지시장으로 몰리면서 공영택지 내 토지의 경우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가격에 낙찰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다사 상업용지에 뭉칫돈 몰려
지난 21~22일 대구시도시개발공사에서 있은 달성군 다사읍 죽곡지구 토지입찰에 무려 300여 명이 응찰, "돈이 되는 곳에 사람이 몰린다"는 말을 심감케 했다.
이날 입찰에서 죽곡지구 상업용지 39블록2놋트(185.1평)가 평당 1천366만 원, 총 25억3천만 원에 낙찰됐다. 이는 감정가 10억4천872만 원의 2배를 훨씬 웃도는 선이다.
또 39블럭1놋트(184.8평)는 평당 1천352만 원(총 25억 원)에 낙찰됐다. 감정가 9억9천236만 원의 3배선. 40블록6놋트(255.9평, 감정가 18억9천842만 원)는 41억 원(평당 1천602만 원), 41블록1놋트(269.5평, 감정가 15억8천134만 원)는 35억 원, 43블록1놋트(325.7평, 감정가 24억1천678만 원)는 45억 원, 근린생활시설인 25블록1놋트(233.8평, 감정가 7억6천159만 원)는 7억7천300만 원에 각각 팔려나갔다.
이날 상업용지 17필지(4천265평)에 몰린 돈(낙찰금)은 모두 466억540만 원이나 됐다.
또 죽곡지구 근린생활시설용지에서도 한 필지가 최고 평당 600만 원에 팔리는 등 4필지 492평이 감정가(14억5천782만 원)의 2배선인 29억4천900만 원에 낙찰됐다.
2007년 6월까지 소유권 이전이 불가, 중도 매도가 안되는 가운데서도 이처럼 높은 낙찰가를 형성한 것은 돈이 묶이더라도 그만큼 땅값이 오르면 이득이라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경쟁적으로 높은 입찰가를 써 넣은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최근 입찰에서 도시개발공사가 조성한 성서4차 산업단지 내 근린시설용지 3필지 509평(감정가 12억4천992만 원)도 16억9천550만 원에 팔렸다.
이처럼 공영택지 토지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는 것은 주택단지로 조성될 예정지에서 보상받은 돈이나 아파트 시장에서 탈출한 돈들이 비교적 안정적인 토지시장으로 급속도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으로 도시개발공사 측은 보고 있다.
하지만 이들 토지에 대해 '묻지마 투자'를 하다간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입찰장 분위기에 휩쌓여 적정 가격 이상으로 써넣었다간 중도에 팔지도 못하고 소유권이전 등기때까지 가져가면서 금융비용을 물어야 하는데다 오른 건축비에다 수익성 불투명 등으로 인해 상가를 짓는데도 상당한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공영택지 토지의 경우 감정가에서 20~30%가량 올린 가격으로 낙찰받으면 안정적이지만 그 이상은 신중하게 고려한 뒤 선택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경산 사동택지 토지도 날개돋힌 듯 팔려
한국토지공사 대구경북지역본부가 조성 중인 경산 사동2지구 토지 매각도 왕성한 매수세에 힘입어 날개돋힌 듯 팔리고 있다.
작년 말 공동주택지 6필지가 전량 매각된 데 이어 최근 공급한 준주거용지 17필지, 근린상업용지 16필지, 유치원용지 1필지, 종교시설용지 1필지도 높은 경쟁률 속에 모두 매각됐다.
특히 지난달 27일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공급된 근린상업용지 및 준주거용지에는 300여 명의 신청자가 몰려 평균 10 대 1의 경쟁률를 보이면서 예상공급가격의 145%선에서 매각됐다. 근린상업용지의 경우 예상공급가가 평당 300만 원이었는데 500만 원에, 준주거용지는 예상공급가 200만 원에서 280만 원으로 높게 분양됐다. 또 이달 1일 추첨신청을 받은 유치원용지는 183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토지공사는 오는 10월쯤 매각하는 경산사동2지구 단독주택지 478필지에도 많은 투자자들이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황재성기자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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