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26일 홍석현(洪錫炫) 주미대사의 사의를 수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청와대는 조만간 후임 인선작업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하지만 홍 대사의 사표 수리 시점이 정해지지 않은 데다, 'X파일'이라는 예기치못한 돌발 변수에 의해 홍 대사가 낙마한 것인만큼 즉각적인 인사가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청와대는 내부적으로 주미대사 후임 인선과 관련한 검토에 착수, 후보자추천 및 검증 작업을 진행해 나가되 홍 대사의 사표 수리 이후에나 인선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가 사표 수리 시기와 관련, "현안 처리에 필요한 기간을 고려해 판단할것"이라고 밝힌 만큼 현재 개최중인 6자회담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무렵 후임이정해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6자회담 진행중에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미국 정부의 반응을 정확히 파악해 베이징(北京) 현장의 한국 협상팀에 전달하고 미국 정부와 조율하는게 주미대사관의주된 임무이기 때문이다.
또한 홍 대사에 대해 "어떤 대사보다 훌륭하게 대사직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만큼 북핵문제와 관련한 '중대 시기'에 생길 수 있는 공백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사표 수리 시점의 기준으로 제시한 '현안 처리'를 굳이 6자회담과 연결지을 필요는 없다"며 "6자회담이 길어질 경우 중간에라도 수리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사가 주변을 정리하고, 6자회담 진행과정에서 핵심 지원역할을 해야 하는주미대사관이 동요를 벗어나 안정궤도를 찾을 무렵 사표 수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인 셈이다.
이같이 사표 수리 시점이 유동적인 가운데 청와대는 후임 인선 작업을 진행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는 후임 인선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라는게 청와대측 설명이다.
김만수(金晩洙)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주미대사 후임 인선과관련해 현재 정해진 게 없다"며 "추후 검토할 예정이며 당장 후임을 거론하기는 이른 것 같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앞으로 어떤식으로 논의를 진행해 나갈 지 협의해 봐야할 것"이라며 "지금은 한 발짝도 (후임 인선과 관련한 논의가) 나가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렇더라도 불과 8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미국 사회와 지식인들의 대한국 이미지를 고양할 수 있는 카드'를 고려한 끝에 홍 대사가 발탁됐다는 점에서 이같은 '주미대사 콘셉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고려할 때 외시 3기로 차관보와 프랑스 대사를 지낸 장재룡(張在龍) 본부대사와 외시 5기 출신인 열린우리당 정의용(鄭義溶) 의원 등이 후임 주미대사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 모두 주미공사를 지내는 등 자타가 공인하는 미국통인 데다, 국내외적으로중량감있는 외교전문가라는 점에서 후임 주미대사로서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권진호(權鎭鎬)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한편 홍 대사가 집무를 마치는 시점은 사표 수리 직후일 것이라는 게 청와대측설명이다.
통상 후임이 내정돼도 '아그레망' 등 외교적 절차에 적잖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관련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전임 대사가 집무를 계속하지만, 홍 대사의 경우에는 사표 수리 직후 집무를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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