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순이 발 폭풍이 안방극장을 휩쓸고 지나갔다. 폭풍이 몰아친 자리엔 맑은 하늘이 내려앉는 법. 삼순이의 빈자리를 겨냥한 새 드라마들이 속속 안방극장을 찾는다. SBS 드라마스페셜 '루루공주'와 MBC 미니시리즈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가 27일부터 전파를 탄다. '루루공주'와 '이별에…'는 기존의 KBS2 '부활'과 치열한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MBC는 '내이름은 김삼순'의 후속작으로 27일 밤 9시 55분부터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를 방송한다. '이별에…'는 '이별계약'이라는 색다른 소재를 내세운 로맨틱 코미디. 깐깐한 교사 집안의 딸로 연애 초보인 김근영(최강희 분)이 바람둥이 한재민(심지호)의 거침없는 애정 공세에 넘어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러나 재민은 잡지사 기자 서희원(김아중)에게 접근하기 위해 근영을 이용했던 것. 이별을 통보하는 재민에게 근영은 "사랑이 합의 하에 시작됐으니 이별도 합의 하에 이뤄져야 한다"며 '이별 계약서'를 꺼내든다. 여기에 냉정하고 자기 중심적인 사진작가 이서준(김민종)이 끼어들며 좌충우돌 사각관계로 발전하게 된다.
아침드라마 '단팥빵'의 이재동 PD와 최강희 콤비가 6개월 만에 다시 뭉쳤고 '옥탑방 고양이', '풀하우스'를 연달아 히트시켰던 민효정 작가가 합세했다. 이재동 PD는 "로맨틱 코미디지만 이별이라는 순간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근하는 등 방식이 다르다"며 "코믹한 요소는 살리되 사랑과 이별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민종 외에는 아직 확실하게 자리잡은 톱스타가 없다는 점이 약점. 또 이들이 삼순이에 대한 부담감을 얼마나 빨리 떨쳐낼 수 있느냐도 관심거리다.
지난해 '파리의 연인'으로 일대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SBS도 새로운 로맨틱 코미디를 내세워 반격에 나선다. '돌아온 싱글' 후속으로 27일부터 방송되는 '루루공주'가 그 주인공. 한국 최고 그룹의 엄격한 가풍 밑에서 세상 물정 모르고 자란 여주인공 고희수(김정은)가 바람둥이 강우진(정준호)을 만나 진실한 사랑에 눈떠가는 과정을 그린 로맨틱 드라마다. '루루(lulu)'는 '뛰어난 사람, 미인, 괴짜' 등을 의미하는 단어. '파리의 연인'의 손정현 PD와 김정은이 다시 만났고 코믹 연기로 충무로에서 입지를 굳힌 정준호까지 가세했다. 정준호와 김정은은 2003년 영화 '가문의 영광'을 통해 맞춰 본 호흡을 브라운관으로 옮길 작정이다. 여기에 KBS '꽃보다 아름다워'와 '해신'에서 한층 성숙한 연기력을 선보인 김흥수가 힘을 보탠다. 국내 굴지의 재벌가 손녀 희수(김정은 분)는 늘 밝게만 살아온 '공주'다. 반면 중견 건설회사 CEO의 외아들인 우진(정준호 분)은 '어떤 여자든 10분 안에 넘어오게 만드는' 완벽한 플레이보이. 너무나 다르게 살아온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나 사랑을 싹 틔우고 희수와 한 집에서 자란 찬호(김흥수 분)가 우진의 연적으로 끼어들며 삼각관계로 발전한다. 드라마는 종전의 '신데렐라'나 '캔디'와는 달리 아예 부유층의 화려한 삶을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방송 첫회부터 삼순이에게 밀려 어깨를 움츠렸던 KBS2 '부활'은 막판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부활'은 쌍둥이 형제 중 동생이 형으로 오인받아 살해당하자, 형은 동생으로 위장해 복수에 나선다는 내용. 다른 사람의 신분으로 벌이는 치밀한 복수의 과정이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연상케 한다. 치밀한 대본과 긴박한 이야기 구조, 엄태웅의 호연에도 불구하고 지난주까지 '부활'의 시청률은 10%대를 밑돌았다. '부활'은 엄태웅의 비밀이 드러나고 한지민, 소이현과의 삼각구도가 본격화하는 등 극의 전개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사진 : 위로부터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의 심지호, 최강희. 루루공주의 김정은, 정준호. 부활의 한지민, 엄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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