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닭, 거위, 기러기가 청정 포도농사의 숨은 일꾼이죠."
김천시 봉산면 태화2리에 있는 문태원(58)씨의 3천 평 크기 포도 비닐하우스. 닭, 거위 소리가 요란해 마치 양계농장에 온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하우스 안에선 거위·기러기 40여 마리를 비롯해 토종닭 등 가금(家禽)류 100여 마리가 한가롭게 노닌다. 이들 가금류에겐 비닐하우스가 축사인 셈.
이들의 역할은 포도밭에 자라는 풀과 벌레를 잡고 배설하는 일이 전부. 그러나 이런 일들이 포도 품질 향상에 엄청난 도움을 준다. "거위가 풀을 엄청 좋아하는 바람에 포도밭에 제초제는 아예 쓸 일이 없어요. 닭, 기러기들은 벌레 잡아 먹기를 즐기기 때문에 농약 살포없이 병충해를 거뜬히 방지할 수 있답니다. 그리고 배설물들은 그대로 썩어 좋은 비료가 되죠, 이게 청정 포도를 생산하는 비결입니다."
문씨가 온실에 가금류를 키운건 6년 전부터. 농약 사용량 감소로 포도 품질은 절로 좋아졌다.
지난해는 농협중앙회가 인정하는 우수농산물 관리제도 대상농가(청정포도)로 선정돼 현재 거봉과 캠벨은 대형 소매점 등으로 납품된다. "농약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다 이같은 방식을 떠 올렸죠. 제가 동물키우는 일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어쨌든 하우스에 가금류를 키운 후 포도 품질이 좋아져 지금은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신뢰를 얻고 있습니다."
김천·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사진-포도 비닐하우스에 거위·토종닭 등 가금류를 사육해, 친환경농사를 짓고 있는 문태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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