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임동규, '2년만의 복수혈전'

삼성의 '포크볼 투수' 임동규(26)가 독수리 군단을 상대로 2년 만의 복수에 성공했다.

검지와 중지를 벌려 공을 그 사이에 끼우는 포크볼로 삼성의 선발 한 자리를 꿰찬 임동규는 27일 대구에서 벌어진 한화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3피안타 4탈삼진 2실점으로 전날 11점이나 뽑았던 이글스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꽁꽁 묶고 시즌 2승(1패)째를 따냈다.

임동규에게 한화는 뼈아픈 기억을 안겨준 팀. 동국대를 졸업하고 프로 데뷔한 2003년 그는 그해 9월 9일 대구 한화전에 등판, 1이닝 동안 연속 타자 홈런 포함, 4피안타 3실점으로 강판했고 2군으로 내려가고 말았다.

그는 지난해에는 임대 형식을 거쳐 낯선 중국땅에서 광저우 레오파드 소속으로 뛰기도 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올해 6월 8일 두산전에서야 1군 무대에 다시 올랐으니 한화로 인해 21개월이나 방황했던 셈이다.

그는 "오늘은 꼭 이기고 싶었다"며 복수의지를 곱씹었음을 숨기지 않았다. 주무기인 포크볼은 유인구로 사용하고 140Km대 초반의 직구로 승부구를 삼는 전략이 이날 주효했다.

특히 2회 이도형, 이범호를 이같은 공식으로 헛스윙 삼진으로 유도한 뒤 후속 브리또는 포크볼로 삼진 처리하며 박수 갈채를 받았다. 또 2년전 홈런을 앗아냈던 김태균은 삼진 한 번 포함 3번을 모두 범타 처리하며 완승을 거뒀다.

지난 2003년 승패 없이 2경기에 등판한 게 프로필의 전부였던 그는 올 시즌은 이날까지 14경기에 나와 35⅔이닝 동안 7실점만 기록하며 방어율 1.77의 짠물투로 삼성 마운드의 새 희망으로 떠올랐다.

임동규는 "상대방이 포크볼을 많이 던진다는 것을 알고 그 공만 노리고 들어오는 것 같아서 포수 (진)갑용이형과 역으로 가는 볼배합을 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어 "포크볼은 대학 때부터 던져왔는데 특별히 팔꿈치에 무리를 느끼지는 않는다. 2군에서는 선발, 마무리, 불펜 등 갖가지 보직으로 뛰어봤기에 많이 던져도 괜찮다. 계속 선발에 잔류할지는 감독님이 판단하실 문제지만 어디에서건 열심히 던지겠다"며 복수에 성공한 소감을 씩씩하게 밝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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