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삼성 감독(42)은 30일 두산전 선발에 대해 계속 답변을 미적거렸다. 하지만 배영수는 자신있게 대답했다. "30일 두산전 선발은 접니다."
삼성 에이스 배영수(25)가 자신감을 되찾았다. 지난해 정규 시즌 MVP인 그는 27일 대구 한화전에서 7회부터 구원 등판, 2이닝 동안 2피안타 2탈삼진으로 무실점 호투했다.
고질이던 왼쪽 발목부상이 악화돼 올스타전에도 출장하지 못했던 배영수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선발이 아닌 구원으로 등판하며 컨디션을 조절하기 시작했다.
지난 7월 24일 대구 기아전에서 구원 등판, 4이닝 동안 5피안타 1실점하며 컨디션을 조율했던 배영수는 27일 한화전 구원 등판에서 몸이 완연히 나아졌음을 톡톡히 느꼈다.
그는 "오늘 직구를 던지면서 제대로 '챈다'는 느낌을 올 시즌 처음으로 받았다.
스트라이드를 뻗는 왼발을 약 한 발짝 정도 줄였더니 구속도 살고 구위도 좋아지는 것 같다"며 스스로 터득한 비결을 밝혔다. 그의 직구 최고구속은 153Km까지 찍혔다.
이어 "왼 발목은 아이싱과 마사지로 꾸준히 나아지고 있다. 정상 컨디션을 찾은 것은 아니지만 큰 무리는 없다"고 덧붙였다.
전반기와 비교해 무엇보다 달라진 점은 그의 표정이었다. 이날 7회 등판해 2사 후 브리또에게 좌중간 안타를, 8회 조원우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을 때도 그는 웃었다.
볼카운트가 모두 2-1, 1-0으로 투수에게 유리한 상황에서 맞아 안타까울만도 했지만 그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밝았다.
드디어 마음의 여유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전반기에 안타를 맞고난 후 너무 표정이 얼굴에 드러난 바람에 스스로 꼬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30일 두산전 선발 등판에 대해서도 그는 자신감이 충만했다. 컨디션을 되찾고 선발 등판하는 경기가 하필 까다로운 두산전이 아니냐는 물음에 그는 "'이제 웃으면서 편안하게 던지기로 했다"며 여유있게 대답했다.
그는 올 시즌 두산전에 3번 선발 등판 1승 2패를 기록 중이다. 16⅓이닝 동안 8자책으로 상대 방어율은 4.41로 좋지 않은 편이다.
배영수는 이날 불펜에서 20개 정도를 던질 예정이었으나 실전에 투입돼 26개를 던졌다. 이날 등판도 그가 자원하다시피 한 것이었다.
승리에 목마른 것은 히딩크만이 아니다. 지난해 17승으로 다승 공동왕에 오른 배영수도 승리에 배고프다. 자원에 가까운 30일 두산전 등판에서 배영수가 지난해 다승왕으로서, 삼성의 에이스로서 명예회복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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