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 전국체전 지원의지 있나

전국체육대회는 16개 시·도의 성적을 내는 국내 최대의 체육 행사다. 생활체육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각 시·도 체육회는 전국체전 성적 올리기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지방자치제 시행 후 상당수 민선 자치단체장(시·도 체육회장)들은 전국체전 성적을 시·도민들의 자존심으로 여기고 있다.

그렇다면 대구·경북의 전국체전 자존심은 몇 위일까. 27일 열린 대구시체육회 제2차 이사회에서 시체육회 이인중 상임부회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9위 정도로 표현했다. 이 상임부회장은 "추경 예산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대구가 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가 어렵게 됐다"는 이사들의 우려가 제기되자 "대구가 2003년 14위를 했지만 2004년에는 9위를 했다"며 "시 재정과 지역 경제사정이 좋지 않아 전국체전에서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는 없지만 대구의 자존심은 지켜야 하고 이를 위한 시 예산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체육회 살림을 맡고 있는 김호군 사무처장은 "한자리 수(9위)를 지켜야 하지 않겠느냐"며 "지역 체육인 대다수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체육의 총수인 조해녕 대구시장과 정하영 문화체육국장의 생각은 아직 표출된 적이 없다. 체육회 핵심 이사인 두 사람은 아예 이날 이사회에 참가하지 않아 구설수에 올랐다.

사실 체육회 예산의 많고 적음은 시장과 국장의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 점을 감안하면 시체육회가 요구(5억1천300만원)한 추경 예산이 2억 밖에 반영되지 않아 올해 전체 시체육회 예산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은 상당 부분 시장과 국장의 책임이다.

경북이 체육회 수뇌부의 강력한 의지로 안정적으로 예산을 확보, 전국체전에서 2001년(12위) 이후 상위권 성적(2002년 6위, 2003년 5위, 2004년 4위)을 거둔 점은 대구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경북은 내년 홈그라운드(주개최지 김천시)에서 펼쳐지는 전국체전에서의 자존심을 우승으로 꼽고 있다. 도체육회 최억만 상임부회장과 조창현 사무처장은 겉으로는 3위가 목표라고 말하지만 속으로는 우승을 목표로 경기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이의근 경북 도지사는 공개적으로 우승이 목표라고 선언, 실무진들을 독려하고 있다.

전국체전 성적에 대한 시·도민 각자의 생각이 다를 것이고 경북이 쓸데없이 좋은 성적을 낸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대구는 전국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의지가 너무 부족한 것 같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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