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부관계 '그 느낌'이 없어요"

여성 불감증…대부분 상담통해 치료 가능

부부 관계에 있어서 느끼지도 못하고 즐길 줄 모른다면 이 보다 안타까운 일이 있을까. 40대 중반의 여성이 어렵게 병원을 찾았다. 그녀는 의사에게 "사랑을 하면서 단 한번도'그 느낌'이 없었다"고 호소했다. 또 그런 감정은 자신에게 없는 것이며 영화나 소설에 나오는 것으로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호소를 하는 여성이 참으로 많다는 현실이다.

■얼마나 느끼지 못하나

오랜 유교 관습에 눌려 우리 여성들은 성적인 불만이 있어도 혼자 묻어 두고 살아왔다. 남성에 있어서 오르가슴은 사정을 함으로써 종족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것이지만 여성은 오르가슴이 없어도 임신하는 데는 꼭 필요한 것은 아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여성 불감증은 성기능 장애로 성기능과 관련된 정신적, 육체적 장애를 통틀어서 말한다. 일반적으로 성욕이나 성적인 흥분은 있으나 오르가슴에 이르지 못하는 상태이다 또 엄밀히 구별하기는 힘들지만 냉감증 또는 성욕 무욕증이라 하여 성욕도 없고 성교도 바라지 않는 상태를 말하기도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25~60세 여성의 40% 정도는 성기능 장애가 있다고 한다. 이중에 17.2%는 성욕이 생기지 않고, 9%는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고, 3%는 흥분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또 다른 연구에 의하면 삶에 있어서의 87%가 성이 중요한 것이라고 응답을 했다. 하지만 단 57%만이 성생활에 만족을 한다고 응답했다.

■불감증 원인은

여성 불감증은 혈관성이나 신경성 장애, 내분비 장애, 심리적이거나 정신적인 원인, 약물 또는 수술이나 외상 등에 원인이 있다. 또 자신감 부족, 성에 대한 수치감, 죄의식, 임신에 대한 공포감, 스트레스, 성적 학대를 당한 경험, 배우자에 대한 분노감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강박 관념에 시달리는 사람은 성행위 중에도 이것저것 살펴보거나 생각한다. 지나치게 지적(知的)인 여성은 스스로 '성에 대해 너무 몰두하는 것이 아닌가', '절정에서 혹시 통제를 잃을까' 등을 두려워해 절정 장애를 겪기도 한다. 또 종교나 자라온 환경 때문에 성에 대해 지극히 부정적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치료는 이렇게

여성 불감증의 대부분은 성교육의 부재와 성의 무지에서 오는 것이어서 쉽게 해결 할 수 있다. 실제 대부분 많은 환자들이 금연이나 금주 등 일상생활의 개선이나 상담만을 통해서 치료가 된다. 그리고 필요하면 약물치료도 병행한다. 성호르몬 보충이나 물리 치료 등의 방법도 있다. 그래도 효과가 없는 경우는 수술 치료란 카드가 있다. 이러한 불감증의 치료는 일상생활의 개선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질이 이완된 여성의 경우 질내강을 좁혀주는 시술방법으로 레이저 전후질벽성형술(LVR)이 있다. 또 성감대 보강술(GSAV)도 활용된다. 선천적 또는 출산 등으로 음핵이 문제가 될 경우 이를 노출시켜 주는 레이저 음핵성형술이 있다.

■불감증 극복을 위한 지침

여성마다 흥분을 느끼는 신체 부위가 다를 뿐만 아니라 민감한 감각기관도 다르다. 따라서 흥분을 느끼는 자신만의 경로와 성감대를 찾는다. 혼자서도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는 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10분 이내에 흥분할 수 있도록 훈련된다면 더 좋다. 부부관계 중에는 자신의 감정에 충실해야 한다. 부부 관계에서 대뇌의 역할이 90%라면 신체의 역할은 10%'라는 주장도 있다. 몸매나 용모 등에 자신이 없다고 위축되지 말라. 임신 후에는 질근육이 이완될 수 있다. 소변의 배출과 멈춤을 3초 간격으로 반복하는 '케겔(Kegel)'훈련을 꾸준히 하면 도움이 된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김중기 클레오여성의원 원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