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道典)의 러시아어 번역은 증산도 뿐 아니라 한국 문화를 러시아권 국가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파란 눈을 가진 3명의 러시아 학자가 복날 더위 속에서 한국민족종교인 증산도의 경전 '도전(道典)'의 러시아어 번역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7일 대전 증산도사상연구소 세미나실에서 만난 이들은 세르게이 쿠르바노프(42) 페테르부르크국립대 동양학부 교수와 빅토르 아크닌(53·전 소련과학아카데미 언어학연구소 부설 한국어문화센터 부소장) 박사, 루스 블라디슬라브(35·서울대 언어학과 박사과정 수료).
'도전'은 증산도의 창시자인 강증산(1871∼1909)과 그의 종통을 이어받은 태모고수부의 행적과 가르침을 담은 책.
증산도의 핵심사상인 '상생(相生)'과 '해원(解寃)' 사상(개인과 집단, 계급, 민족, 국가간의 모든 원한을 일일이 해소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모든 원한의 최초 원한을 풀어줌으로써 그 뒤의 모든 원한을 풀 수 있다는 개념) 등은 단순 번역만으로는 이해가 어렵기 때문에 번역 작업에는 다른 것에 비해 몇 배의 손길이 갈 수밖에 없다.
귀화 한국인 박노자 교수의 대학 선배이기도한 쿠르바노프 교수는 1993년 한국방문 중 증산도를 처음 접한 뒤 1995년부터 페테르부르크대 한국학과 학생들에게 증산도 관련 강의를 해오고 있다.
쿠르바노프 교수는 "인류에게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개벽 사상은 한국의 다른종교들에도 있지만 증산도에서만 구체적이며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며 "증산도사상은 한국문화 속에서 결코 보잘 것 없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영어, 한국어, 중국어, 몽골어, 타타르어 등 11개국 언어를 구사하는 아크닌 박사는 "최근 북핵과 관련해 국제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강증산 상제가 짜놓았다는 천지공사(天地公事·강증산이 1901년 이후 8년 동안 벌인 하늘과 땅의 프로그램) 에 관심이 간다"며 "도전은 언어, 풍습, 역사, 지리 등을 망라한 한국문화의 백과전서"라고 말했다.
블라디슬라브씨는 "인간세상 외에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을 종교의 한 특징이라고 볼 때 증산도는 한국서 생겨난 종교이지만 동시에 세계적 보편성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증산도는 도전을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어 등 6개 국어로 번역·출간해 2004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출품했으며, 러시아어 번역 작업은 연말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연합)
댓글 많은 뉴스
12년 간 가능했던 언어치료사 시험 불가 대법 판결…사이버대 학생들 어떡하나
한동훈 "이재명 혐의 잡스럽지만, 영향 크다…생중계해야"
[속보] 윤 대통령 "모든 게 제 불찰, 진심 어린 사과"
홍준표 "TK 행정통합 주민투표 요구…방해에 불과"
안동시민들 절박한 외침 "지역이 사라진다! 역사속으로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