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6자회담 주도적 역할 하고 있나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제4차 6자회담이 사흘째를 맞고 있다. 특히 어제의 기조연설에서 미국과 북한은 극명한 입장 차를 보여 당초 예상과는 달리 이번 회담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을 조짐이다. 기존 입장에서 양쪽은 한치의 양보도 없어 보인다. 다만 어느 회담보다 양쪽의 협상 의지가 강하다는 점에서 한 가닥 기대치는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우리 정부가 과연 얼마만큼의 조율 의지를 갖고 있으며, 그 의지를 지금 100% 발휘하고 있느냐 하는 점이 당연히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회담의 핵심은 역시 북한이 어떻게 핵을 포기하느냐 하는 대목이다. 김계관 북한 수석대표는 "북'미 관계가 정상화되고 신뢰가 조성되며 핵 위협이 제거되면 핵 폐기를 공약할 것"이라며 종전의 선(先) 관계 정상화를 주장했다.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수석 대표도 "북한의 현존하는 모든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의 효과적 검증을 수반해 폐기해야 한다"며 역시 종전의 선(先) 핵 폐기 입장을 밝혔다.

실은 북한과 미국 양쪽의 간극은 여기에 멈춰 있지 않다. 포기 대상이 되는 핵의 범위가 핵무기에 국한하는 북한에 비해 미국은 원자력 발전과 같은 평화적 핵에너지 이용까지 포함시키고 있다. 평화를 빙자해 언제 무기용으로 전환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여기다 미국은 미사일과 인권 문제 해결을 덧붙였고, 북한은 자신들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해 달라니 회담 과정은 자연 험난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회담은 역시 회담이다. 엄청난 인식 차이도 회담을 어떻게 조율하느냐에 따라 예상을 뒤엎고 밝게 결론을 낼 수 있다. 그것을 우리 정부는 해내야 한다. 그게 주도적 역할론이다. 지금까지의 불합리한 제안들을 합리적으로 풀어 이번 회담이 성공할 수 있도록 우리 정부의 역량을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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