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데뷔 40주년 기념 음반 내는 신중현

'한국 록의 대부'. 이 한마디로 모든 것이 설명되는 가수 신중현(67)이 곧 데뷔 40주년 기념 음반을 내놓는다.

64년 첫 음반 '애드포'가 나온 이후 그는 이 땅에 록의 뿌리를 튼실히 내렸으며, 대중 음악에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영향을 미쳐왔다. 물론 그의 음악 인생은 50년이 넘었다.

리메이크곡과 신곡, 2장의 CD에 담긴 음반 제목은 "이제는 안착할 곳을 찾았다"는 의미에서 '안착'으로, "변화하는 도시 속에서 순수한 마음을 고집한다"는 뜻으로 신곡 앨범은 '도시 학'으로 이름붙였다.

MBC가 기획한 대한민국 음악축제에서 그는 8월1일 '영원(永遠)'이라는 제목으로 6년 만의 콘서트를 열고, 3일에는 후배들이 마련하는 헌정 공연 '전설(傳說)'을 객석에서 지켜본다. 다음은 일문일답.

--얼마 만의 음반이며, 어떤 음반인가.

▲97년 '김삿갓'을 내놓은 후 8년여 만이다. '안착'에 리메이크곡 10곡을 담았고, '도시 학'에 9곡의 신곡을 넣었다.

--'도시 학'은 무슨 뜻인가.

▲'도시 학'의 타이틀곡은 '그대는 떠나도'다. 곡이 너무 길어 이를 두 곡으로 나눈 까닭에 원래 8곡인데, 9곡이 됐다. '도시의 학(鶴)'이라는 뜻에서 지었다. 도시가 변해가는지도 모르고, 늘 찾아오던 곳을 찾는 학의 순수함을 생각했다. 자기의 거취 자체도 모르는 학이다. 은유적 표현인 셈이다. 노래 가사에 그런 내용이 들어 있는 건 아니다. 음반 자체에 붙인 이름이 그렇다는 것이지. 가사는 굉장히 심플하다. 몇 마디 가사 외에 곡으로 표현했다. 도시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펑키 스타일의 곡을 지었다. 기타로만 연주되는 펑키여서 낯선 스타일이라고 생각되지만, 새로운 창작물이 될 것이다.

--'안착'은 어떤 의미에서 지은 이름인가.

▲험난한 세상을 걸어오면서 처음엔 안착할 곳을 찾지 못했다. 그렇게 세상에 부딪히며 살다보니 오히려 살아가는 법을 알게 되고, 안착할 곳을 찾았다는 뜻이다. 리메이크지만 전혀 다른 곡의 느낌이 들 것이다. 거침없고, 구애받지 않았다. 듣기싫은 소리가 나면 그대로 불렀다. 자유스럽게. 노래를 부를 때 영합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냥 나오는 대로 불렀다. 타이틀곡은 '나는 너를'이다. 기존 멜로디는 전혀 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느낌은 그대로다. 그 곡으로 인해 내가 많이 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늘 해왔던 것처럼 3인조 밴드를 고집했다. 많은 사운드가 포함되면 음이 흐려진다. 3인조 밴드는 나의 모든 것을 노출시킬 수 있다.

--최근 록이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쇠퇴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왜일까.

▲상업적으로 치우치다보니 쇼적인 측면이 강해졌다. 음악성보다는 시각성이 강조된다. 웃통 벗고, 문신하고…. 미국에서 그렇게 이끈 측면이 있는데 전세계적으로 음악성이 획일화돼 다양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에는 한국만의 독특한 가락과 음악성이 있듯 각 나라마다 자기 민족적인 것을 드러내야 함에도 외국의 흐름만 좇다보니 독특함이 사라졌다. 이번 '영원' 무대에서 한국 가락으로 이뤄진 록을 새삼 선보일 것이다.

--록을 하는 국내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우리 것이 살아나려면 선을 그어야 한다. 나같은 원로들이 방향을 제시하는 데 도움을 줘야 할 것이고. 모방에서 끝나지 말고, 외국 것만 이야기하지 말고, 이제는 '창작성'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우리 것을 알리고, 과시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우리 음악 수준은 상당한 수준에 올라섰다.

--후배들이 헌정 공연을 마련한다. 소감은.

▲음악인으로서는 최대의 영광이다. 후배들이 선배를 위해 그 사람의 곡을 부른다는 것은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큰 선물이다. 이제 우리 음악계에서도 그러한 선례가 필요하다고 본다. 사실 마음 한켠으로는 부끄럽기도 하지만 뻔뻔스럽게 (그 무대를) 받고 싶다. 나의 이런 영광이 후배들에게 음악을 할 수 있는 힘이 되는 좋은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음악 인생을 정리한 DVD를 출시한다고 했는데.

▲벌써 3년째 작업중이다. 7월 말에 나올 예정이었는데 또 미뤄졌다. 만날 거짓말만 하는 것 같다.(웃음) 10월께나 나올 것 같다. 어차피 작정하고 하는 것인데, 잘해야 하지 않겠는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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