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원 제게 맡겨주세요"…국민고충위 민영창 국장

국민고충처리위원회 민영창(48) 조사2국장은 서울서대문의 고충처리위 사무실로 출근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아직도 대구에서 출장온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대구에서의 활동이 그에게 의미있었다는 말로 들렸다.

그의 업무는 각종 민원에 대한 실무 차원의 조사를 감독·지원하는 것이다. 접수된 모든 민원의 적법성은 물론 해결된 후의 파급효과까지 따져 결과에 반영해야 하는 것도 그의 몫.

따라서 개인이나 단체를 망라하고 지역의 각종 민원들은 항상 그를 쫒아다닌다. 하지만 그는 "해결되지 않는 민원을 해결하는 게 고충처리위의 역할이고 지역의 일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잘 아는 제가 실무를 관리하는 게 합당한 일"이라며 이를 마다하지 않는다.

민 국장은 지난 30여년간 학생·시민운동만 해온 지역내 NGO 인사. 경북대 재학시절 불법 서클 활동으로 경찰서도 여러번 불려갔던 그는 졸업과 함께 '사회를 변화시켜 대중의 생활을 바꿔보자'는 결단을 내리고 시민단체 활동에 본격적으로 투신했다고 한다. 이후 지방분권운동본부 전국집행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하지만 실제로 본 그의 이미지는 부드러웠다. 대학시절 온갖 시위와 집회를 주도했던 강성 인물임에도 정작 그를 직접 만났던 사람들은 대부분 "여자같이 예쁘고 순하게 생겼다"고 평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그는 "임헌영· 김근태· 김문수 선배들도 과격 학생운동의 선구자였지만 실제로는 부드러운 남자 아니냐"고 반문했다.

민 국장은 아내에게 늘 미안하다. 오십평생을 생활비 한푼 가져다 주지못한 것은 둘째치고라도 운동권 출신으로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자식까지 포기하자고(현재 이들 부부는 자녀가 없다) 강요했기 때문. "교사인 아내의 배려없이는 지금의 저가 없었을 것"이라며 "국민고충처리위에 공채 지원을 하게된 것도 아내의 영향이 컸다"고 했다.

그는 국민고충처리위를 '고충 종말처리장'이라고 불렀다. "민원을 해결하려다 끝내 안되면 마지막으로 찾아오는데가 이곳인 만큼 깨끗히 처리하거나 아예 포기하든 최종적으로 양자택일 해야 한다 "며 "민원인의 입장에서 처리하는 자세가 몸에 배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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