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쪽은 9일, 저쪽은 사흘', '이 기업은 휴가비+150만 원, 저 기업은 빈손'.
다음달 1일부터 1주일 동안이 역내 기업체의 여름휴가 피크. 이달부터 본격화한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대구경북지역 '주5일 사업장'은 최대 9일 동안 휴가를 가는 반면 주5일 미적용사업장은 길어봐야 3, 4일이 대다수다. 올 여름 휴가격차가 더 커진 것.
더욱이 차부품·전자 등 역내 일부 대형업체는 휴가길 근로자들에게 두둑한 '현금 보따리'를 안겨주지만 상당수 소규모 기업 근로자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에스엘, 평화정공 등 대구경북 대형 차부품업체들은 대다수가 올 초 또는 지난해 말부터 주5일 근무제를 시행해 올 여름휴가 경우, 주말·휴일을 포함해 최대 9일간의 휴가일수가 보장됐다. 대형 차부품 업체는 8월 첫주, 현대차 여름휴가에 맞춰 한 주 전체를 쉴 계획.
차부품업체 한 관계자는 "수도권 대기업 또는 지방 대기업 공장에서나 봐왔던 9일간의 장기 여름휴가를 올해 처음으로 맛보게 됐다"며 "그러나 대형 차부품업체와 거래하는 중소 협력업체 휴가는 길어봐야 3, 4일 정도로 올해부터 협력업체와의 휴가격차가 커졌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역내 업체 80% 이상의 여름휴가는 3~4일에 머물고 있다. 대구 최대 규모인 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이 이달 입주업체들을 대상으로 올해 여름휴가일수를 조사한 결과, 3~4일 간이 전체의 81.5%를 차지했다.
연 매출 300억 원 규모의 한 반도체 소재업체 경우, 수출 비중이 절반을 넘는데다 내수부문에서도 전량 대기업들을 상대로 납품을 하고 있지만 올해 여름휴가는 4일뿐. 이 업체 관계자는 "7월부터 8월 말까지 교대로 여름휴가를 가고 있는데 주문이 많은 탓도 있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언제, 어떤 주문이 올지 몰라 긴 여름휴가를 보낼 수 없다"고 했다.
대구염색공단은 주말과 휴일을 끼워 나흘 정도 쉬는 업체가 대다수다. 토요일인 다음달 6일부터 9일까지가 올해 여름 휴가기간. 염색공단 한 관계자는 "일감이 없어 더 오래 쉬는 업체도 있겠지만 중소 염색업계의 여름휴가는 실제 평일 이틀뿐"이라고 했다.
한편 역내 한 대형 차부품업체는 기존 여름 휴가비 외에 최근 임금 및 단체교섭 타결금 명목으로 근로자 1인당 150만 원을 일괄지급하는 등 차부품과 전기·전자업종의 대형업체를 중심으로 올 여름 '만만찮은 액수'의 휴가비가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규모가 작거나 최근 채산성이 나빠진 상당수 업체 근로자들은 빈손으로 휴가를 맞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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