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아파트 시장이 요지경이다.대구의 아파트 시장은 평당 1천만 원을 웃도는 신규분양은 '묻지마 계약'의 투기광풍이 식을 줄 모르는 반면 기존 아파트지역은 거래가 끊겨 가격이 하락하는 양극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같은 기현상 속에 신규분양가격을 조정하고 거품을 걷어내야 할 행정당국은 제구실을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있다. 소비자들은 분양가 책정 내역도 모른채 무작정 청약에 뛰어들고 있다.취재팀이 올들어 대구시내에 분양한 4개 업체의 분양 한 달전 건설감리 자료와 행정기관에 신청한 분양자료를 입수해 비교한 결과, 한 달 새 인상 요인이 없는데도 분양가가 크게 부풀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성구의 한 업체의 경우 감리에서 밝힌 평당 대지비는 1천200만원(용적률 적용)인데 반해 한 달 뒤 입주자 모집 공고에선 대지비를 1천600만원 이상으로 400만원 이상을 대폭 올렸다.또 지역별로 차이가 나는 땅값과 달리 공사비의 경우 호화 장식을 하지 않는 한 구.군별로 별 차이가 없는데도 이들 업체의 평당 공사비는 240만원에서 400만원 이상까지 제각각이었다.
'멋대로 분양가'를 막을 수 있는 지자체도 사업비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건축비, 토지매입비 등을 제대로 분석할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사업비의 10% 정도에 불과한 부대비용 이익을 조금 줄이는 선에서 업자와 '흥정'을 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지만 최근 수성구 시지, 수성동 일대에 분양한 3개 업체는 모두 완전분양을 기록했고, 중대형아파트는 거의 평당 분양가가 1천만원을 넘었다. 시행사 한 관계자는 "대구 시민 상당수는 분양가가 어떻게 책정됐는지 알려고도 하지 않고, 분양가가 높을수록 그 만큼 투자 가치가 있는 것으로 속단해 버린다"고 했다.
공인중개사들은 "분양을 끝낸 아파트들이 대거 입주하는 2006년 말이나 2007년 초 투기 광풍이 사라지면 큰 혼란이 우려된다"고 진단하고 있다. 실제 2003년 10월 분양한 황금아파트 대단지는 당시 최고 분양가를 기록하며 시공사들이 너도 나도 수천만원대 프리미엄을 보장했지만 거래시세는 분양가 이하를 밑도는 역 프리미엄으로 돌아선지 오래다.
도로가, 저층, 동향 아파트들은 분양가보다 1천만원에서 많게는 7천만원까지 싸져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해 58평형, 그것도 17층 로얄층을 분양가보다 5천만원 싸게 팔았고 올해 역시 48평형 동향 두 채를 4천만원 싸게 매매했다"고 말했다.
투기 수요는 물론 실수요자들까지 수성, 범어, 시지 일대 신규 분양 광풍에 휩쓸려 기존 아파트 시장도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 최근 분양했거나 입주를 끝낸 범어, 황금동 인근의 3, 4개 나홀로 아파트 및 주상복합은 모두 평당 400만~550만원에 분양했지만 미분양이 여전히 남아 있다.
또 지산, 범물의 기존 아파트 값은 2003년 9월과 비교해 2천만~3천만원 가까이 하락했다.칠곡의 아파트값도 30평형 기준 6천만~9천만원선으로 최근 2, 3년새 별 변화가 없다.공인중개사들은 "대구는 수성구의 투기 광풍지역만 잡으면 모든 아파트 문제가 풀리는데 정부는 매매가가 급락하는 타 지역의 아파트까지 투기지구로 묶어 침체된 시장에 찬물을 끼얹어 버렸다"고 토로했다.
기획탐사팀 이종규·이상준 기자 사회 1부 최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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