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大장정' 앞에 소렌스탐도 떨었다

위성미·김영 공동3위로 약진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올라 우승 상금 28만 달러를 받은 장정은 시즌 상금 74만4천161달러로 상금랭킹 5위로 수직상승하면서 난생 처음 시즌 상금 100만 달러에 도전할 발판을 마련했다. 지금까지 LPGA 투어에서 시즌 상금 100만 달러의 벽을 넘어선 한국 선수는 박세리, 김미현, 박지은 등 3명 뿐이다.

첫날부터 내내 선두를 달린 장정은 2위 그룹과 5타차라는 넉넉한 리드를 안고 최종 라운드에 나섰지만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었다. 소렌스탐과의 맞대결이라는 부담스러운 상황에다 이날 하루에만 5타를 줄인 구스타프손의 추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

그러나 장정은 조금도 흔들림없이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드라이버 티샷은 철저하게 페어웨이를 지키고 그린 공략도 위험한 쪽은 피해가는 안전 위주의 플레이를 펼치다 기회가 오면 버디를 노리는 지능적인 경기 운영으로 장정은 이렇다할 위기없이 우승까지 내달렸다.

1번홀(파4) 12m 짜리 먼거리 버디 퍼트가 컵에 떨어지며 기분좋게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장정은 7개홀 연속 파행진을 이어가다 9번홀(파4) 버디로 우승을 향한 9부 능선을 넘었다. 소렌스탐의 두번째샷이 홀 1m 옆에 붙어 버디가 확실한 상황에서 10m 거리에서 때린 퍼트가 그대로 홀에 빨려 들어간 것.

깜짝 놀란 소렌스탐이 손쉬운 버디퍼트를 놓치면서 장정은 6타차로 달아날 수 있었다. 11번홀(파4)에서 두번째샷이 벙커에 빠진데 이어 2.5m 파퍼트를 빠트린 장정은 1타를 줄인 소렌스탐과 4타차로 좁혀졌지만 동요하지 않았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13번홀(파4)에서 티샷이 오른쪽 러프에 빠졌고 두번째샷마저 그린 왼쪽 러프에 박혔지만 침착하게 핀에 붙여 파를 지켰다.

앞조에서 경기를 치른 구스타프손이 후반에만 4개의 버디를 뽑아내 3타차로 따라 붙었지만 장정은 15번홀(파5)에서 세번째샷을 홀 1m 앞에 떨어트려 가볍게 버디를 잡아내며 여유를 찾았다.

역전을 노리던 소렌스탐은 16번홀(파4)에서 항아리 벙커에 빠진 볼을 2번만에 겨우 쳐내며 1타를 잃었고 구스타프손은 1, 3라운드 때 연속 버디를 뽑아낸 17번(파5), 18번홀(파5)에서 모두 파에 그치면서 더 이상 추격할 여력을 잃었다.

장정은 마지막 18번홀에서 세번째샷을 홀 1.8m에 바짝 붙인 뒤 버디를 잡아내 우승을 자축했다. 장정은 "너무 기뻐 손이 떨릴 지경"이라며 "드라이버 탄도를 낮게 유지했고 경기전 퍼터를 바꾼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소렌스탐은 18번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해 공동 5위로 추락했다. 올해 메이저대회 2승을 따냈지만 US여자오픈과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잇따라 한국선수에게 우승컵을 내준 소렌스탐은 "장정은 정말 훌륭한 플레이를 펼쳤다"면서 패배를 담담하게 받아 들였다.

3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3위에 오른 위성미는 "결과에 만족한다"면서도 "너무나 많은 퍼팅 실수를 저질러 속상한다" 고 말했다. 2라운드부터 부쩍 힘을 낸 김영은 이날도 3타를 더 줄여 위성미와 함께 공동3위를 차지,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을 올렸다. 또 박지은은 4언더파 68타를 뿜어내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로 공동8위에 입상, 슬럼프 탈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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