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에 설 때의 기분이 얼마나 짜릿한지 아시나요'
29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대구클라이밍 센터 실내 인공암벽 등반장.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30여 평의 공간에 모인 젊은이들이 벽에 매달려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윗옷을 벗어던진 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조금씩 벽을 오르는 모습이 보는 이의 손에 땀을 쥐게 하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벽에 매달린다.
박지영(29·여)씨는 인터넷을 뒤지다 암벽등반 사진을 보고 멋있어 보여 입문한 지 네달 째다."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이곳에 들러요. 이 운동을 하다 보니 몸도 유연해지고 군살도 없어졌죠. 센터가 늦게까지 문을 여니 시간을 내기 힘든 직장인들도 편하게 찾을 수 있습니다."
4년 경력의 손병욱(34)씨는 이곳에서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까지 한'암벽등반 커플'이다. "얼마 전 아들을 낳은 아내도 2주 전부터 다시 운동을 시작했어요. 처음 암벽을 마주할 때는 두려움이 앞서지만 다 올랐을 때의 성취감은 무엇과도 비교하기 힘듭니다"
인공 암벽등반은 1940년대 프랑스에서 전문 산악인들의 교육 훈련용으로 시작, 점차 스릴 넘치는 레저 스포츠의 하나로 발전했다. 우리나라에는 1988년 도입된 뒤 전국적으로 빠르게 보급됐다.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는 최정호(36)씨의 암벽등반 경력은 이미 9년. 초보자들을 가르치는 강사 일도 겸하고 있다. "양손과 한쪽 발은 손잡이가 될만한 곳과 발판에 두고 팔에 의지하지 않고 나머지 발로 올라가는 것이 암벽등반의 기본입니다. 어려워 보이지만 초보자도 4~6주 정도 배우면 충분히 등반을 즐길 수 있어요. 실외에서 암벽을 타는 모습을 보면 위험해보이지만 자동차를 모는 것보다 안전합니다"
이들이 자주 찾는 곳은 동구 지묘동'연경 도약대'로 이곳은 대구 지역 암벽 등반의 메카다. 5m~15m 정도로 높지는 않지만 등반객들의 수준에 맞게 50여 개의 다양한 코스가 마련돼 있을 뿐 아니라 차를 암벽등반장 바로 아래까지 댈 수 있어 더욱 인기있는 곳이다. 주말이면 암벽을 오르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최상원 센터장에 따르면 3, 4년 전부터 웰빙바람이 불면서 등산인구가 늘었고 덩달아 암벽등반을 즐기는 사람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란다.최씨는"최근 들어 암벽등반을 즐기려는 연령대도 다양해져 어린 학생들뿐 아니라 50대에 접어든 분들도 많이 찾는다"며"도전과 모험을 즐기고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권하고 싶은 스포츠"라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imaeil.com
사진: 대구클라이밍 센터 실내 인공암벽등반장에서 박지영(29), 최정호(36)씨 등이 등반에 열중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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