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정락 재경 경주향우회장

고향 후배에 매년 장학금 지급

약 1만 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는 재경 경주향우회는 경북 내 다른 지역보다 비교적 일찍 만들어졌다. 1955년 6월 김병길'정한길씨 등이 주축이 돼 창경궁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김병길씨를 회장으로 선출했다.

이후 정영조' 허유'이상열'최장수'손복조씨를 거쳐 지난 88년 김수학(金壽鶴) 전 국세청장이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장학회도 만들고 '경주사람들'이란 회지도 발간하는 등 '조직'다운 모습을 갖췄다. 이후 황윤기 전 국회의원이 이어받았고 현재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개인 후원회장을 지내기도 했던 이정락(李定洛) 변호사가 이끌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긴 연륜에도 불구하고 살림살이는 넉넉지 못해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에 있는 이 회장의 변호사 사무실을 향우회 사무실로 겸해 쓰고 있다.

하지만 옹색한 살림에도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은 여느 지역 못지 않아 1억 원 가량 되는 장학기금을 운영해 매년 가정형편이 어려운 고향의 중'고생 10명에게 1천만 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현 회장인 이 변호사는 손봉호(孫鳳鎬) 동덕여대 총장의 경주고 1년 후배이고 김일윤(金一潤) 전 의원과는 동기생이다. 그가 가장 역점을 두는 분야가 '고향 사랑'의 실천이다. 사정이 어려운 사람에게 무료 법률서비스를 지원하는 대한변협 법률구조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가 바쁜 일상 속에서도 고향 사람을 돕자는 취지로 재경 경주출신 법조인끼리 결성한 '법경회'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경주가 도약의 기회였던 태권도공원 유치에 실패했고, 엄청난 문화유적을 갖고 있으면서도 주민들의 희생만 강요하는 보존론에 묶여 '버스 타고 한번 돌아보는' 문화유적지로 전락해가고 있는데도 도움을 못 주고 있는 현실에 무력감을 느낀다고 한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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