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 드라마국이연기자 '공동 선발, 공동 관리'에 전격 합의했다. 방송사 드라마국장들은 2일 오후 모임을 갖고 탤런트협회와 공동으로 신인 연기자를 발굴해 공동으로 설립한 연기 학교에서 이들을 교육한 후 실전에 투입하기로결정했다. 이 자리에는 김현준 KBS 드라마 1팀장과 이은규 MBC 국장, 운군일 SBS 국장이 참석했다.
이 같은 결정은 점점 더 가속화하고 있는 '스타 권력화'에 대한 방송사측 대응으로, 방송사가 공동으로 선발부터 작품 투입 등을 통한 지속적 관리까지 한다는 점에서 시선을 끄는 방법이다.
또한 각사 드라마국장들은 회사측에 현행 70분으로 편성돼 있는 미니시리즈 형식의 드라마 방영 시간을 종전대로 60분으로 줄여줄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이은규 국장은 "연기학교를 통해 자질이 있는 연기자를 발굴하고, TV 드라마에맞게 교육해 궁극적으로 방송사들이 즉각 투입할 수 있는 연기자를 길러내자는 것" 이라며 "이 취지에 공감하는 외주제작사들의 참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인방안은 차후 각 사 실무 담당들이 진행하기로 했다.
4년제 대학 연극영화과 수준 이상의 연기 강사들로 꾸려진 연기학교(Acting Sch ool)를 공동으로 설립해 이곳에서 단계별로 탈락자들을 걸러내 해마다 가능성있는인원만 남기겠다는 것. 이 연기학교는 방송사가 장소 및 운영자금을 공동 협찬하고, 지원자들에게는 최소한의 경비만 받아 운영할 계획이다.
이후 여기서 선발된 인원은 각 방송사에서 제작하는 드라마에 투입되며, 3~5년정도 지속적인 공동 관리를 하게 된다. 매니지먼트 형식에 대해 이 국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하지는 않았지만, 월급제를 시행하고 있는 일본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고려 중이다. 연기 외로 벌어들이는 CF 수익금 등은 배우들에게 귀속돼 불공정 계약 등은 아예 차단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단지 젊은 배우뿐 아니라 방송사에서 필요한 연기자 수요에 맞게 다양한연기자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라고 덧붙였다. 매니지먼트사들이 신인 연기자의 주요 공급처가 되면서 각사 탤런트 공채 선발은 이미 의미를 잃은 상태다.
지상파 방송사 드라마국장들이 이 같은 공동 대응 방안에 전격 합의한 것은 스타뿐 아니라 소속 배우들을 내세운 드라마 제작사까지 생겨날 정도로 기획사들의 힘이 커지면서 방송사내 드라마 제작 시스템 자체가 무너질 위기에 놓여있다는 절박한현실 인식 때문이다.
작품성보다 시청률만 의식해 드라마를 돈벌이로만 생각하는 제작사까지 생기는등 최근 전반적으로 '하향평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공익적 성격의 연기학교와 배우 관리 체계를 만들겠다는 뜻.
한편 평일 오후 10시대에 방영되는 미니시리즈 형식의 드라마 편성 시간을 줄이겠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의미있는 점으로 받아들여진다. 시청률 경쟁이 심해지면서 타 방송사보다 1분이라도 더 길게 방송해 평균 시청률을 끌어올린다는 전략 때문에 한동안 60분이었던 방영 시간이 최근에는 70분까지늘어났다. 16부작의 경우 160분이 늘어나 실제적으로 열악한 제작 환경에서 3회분가까이 더 제작하는 셈이다.
이로인해 '쪽대본'이 만연하고, 내용보다는 시청률 경쟁의 첨병에 선 스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등 각종 폐해가 생기고 있다는 드라마국 내부의 공감대를 회사측에 전달한 것.
지상파 방송3사 드라마 국장들은 이후에도 지속적인 모임을 통해 스타 권력화현상에 대응하는 한편 드라마 제작 시스템 변화에 대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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