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前미림팀장 변호인 "도청테이프 더 이상 없다"

안기부 특수도청조직 '미림' 전 팀장 공운영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서성건 변호사는 2일 서초동 사무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공씨가 숨겨둔 도청테이프는 더 이상 없다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1999년 국정원에 반납한 테이프와 올 7월 27일 검찰에 압수된 테이프 수의 차이가 있지만 압수당한 테이프는 반납한 테이프의 복사본이어서 또 다른 테이프는 없다는 게 공씨의 주장"이라고 소개했다.

검찰이 압수한 테이프(274개)가 예전에 공씨가 국정원에 반납한 테이프(261개)보다 13개 많은 이유에 대해서는 "빼내온 테이프를 복사할 때 잡음만 들리고 내용을 파악할 수 없는 것들은 반납하지 않고 복사본과 함께 집에 보관했다고 한다. 그래서 집에서 압수된 테이프 개수가 더 많은 것"이라며 공씨 해명을 전했다.

그는 또 공씨가 테이프 274개만 반출했을 뿐이며 미림팀이 만든 나머지 도청테이프는 국정원 내에서 다 폐기했다고 진술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미교포 박인회씨(구속)에게 삼성 관련 테이프 1개를 제공한 것 외에 다른 사람에게 테이프를 건넨 바는 없다는 게 공씨의 진술이라고 덧붙였다.

서 변호사는 "공씨가 국정원에 테이프를 반납하고도 테이프 사본을 집에 보관한 것은 자기방어 차원이었다. 다른 곳에 보관하면 그 자체가 누출의 가능성을 내포하기에 집에 보관했다. 본인도 테이프가 유출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재미교포 박씨와 공모, 도청자료를 이용해 삼성을 협박했다는 공씨의 혐의사실에 대해 "공씨는 1999년 당시 개인사업을 했는데 함께 퇴직한 국정원 직원 임모씨의 소개로 찾아온 박씨가 삼성 관련 사업에 필요하다며 테이프를 요구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서 변호사는 이어 "당시 공씨는 국정원에 복직할 의사가 전혀 없었고, 다만 박씨 정도 인물이면 옛 동료인 임씨의 복직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테이프를 건넸다가 며칠 뒤 돌려받았다. 공씨가 박씨와 돈을 나누기로 한 부분이 전혀 드러나지 않은 데서 보듯 공씨는 테이프를 통해 이득을 볼 의사가 전혀 없었다"고 변론했다.

서 변호사는 "공씨가 판단착오로 처신을 잘못한 데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 한번 일어난 일은 되돌릴 수 없다는 데 대해 공직을 지낸 사람으로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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