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모리타니 軍, 쿠데타 후 정권 장악

다수 주민들 환호…AU·유엔·미국 등은 비난

아프리카 북서부 모리타니에서 3일 군부쿠데타가 발생, 엘리 오울드 모하메드 발(55) 대령이 군사평의회 의장이 됐다. 무혈 쿠데타를 통해 권력을 잡은 정의민주군사평의회는 성명을 통해 독재주의자인 마오야 오울드 시다메드 타야 대통령을 몰아내고 발 대령이 정의민주군사평의회 의장에 올랐다고 밝혔다.

발 대령은 쿠데타 전 경찰청장이었으며, 타야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외신은 발 대령을 국가안보국장이라고 보도했다. 군사평의회는 군사정부의 권력을 2년 내에 민주정부에 양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군사평의회는 성명에서 "군이 지난 수년간 국민에게 많은 고통을 겪게 한 과거정권의 전체주의 관행을 종식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군은 이날 새벽 타야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파드 국왕 장례식 참석차 나라를 비운 사이 국영 라디오 및 TV 방송국을 점거해 방송을 중단시켰으며, 육군참모총장본부 건물을 장악했다. 목격자들은 대통령궁 수비대 대원들이 방송국을 점거했으며, 대통령궁 주변에서 총성이 울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쿠데타로 인한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타야 대통령도 1984년 쿠데타를 통해 집권했으며, 2003년 수도에서 총격전까지 벌어지는 쿠데타를 비롯해 집권 20여 년간 여러 차례 쿠데타 시도에 시달렸다. 사우디를 떠나 현재 인근 니제르에 머물고 있는 타야 대통령은 쿠데타에 대해 아무런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타야 대통령은 국민 다수가 무슬림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이스라엘의 동맹국을 자처해 왔으며, 반대세력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으로 그동안 이슬람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주민들의 원성을 사왔다. 모리타니는 이스라엘과 수교한 3개 아랍국 중 하나다.

쿠데타 소식 후 주민 수백 명이 시내 중심가로 뛰쳐 나와 군인들에게 박수 치고, 노래하며 타야 대통령의 축출과 쿠데타를 축하했으며, 자동차를 타고 가던 시민들은 경적을 울려대며 축하대열에 합류했다.

빌랄이라는 이름의 40대 남성은 "여기에는 민주주의란 없었으며, 노예제만이 있었다. 우리는 이제 독재 치하에서 해방됐다"며 기뻐했다. 그러나 아프리카연합(AU)과 유엔, 미국 등은 즉각 쿠데타를 비난하고 나섰다.

알파 오우마르 코나레 아프리카연합(AU) 대표는 "모리타니의 쿠데타 상황을 심각한 우려 속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헌법에 근거하지 않은 어떤 정부의 변화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대변인을 통해 쿠데타 보도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비헌법적으로 정부를 교체하려는 어떤 시도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톰 케이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AU와 함께 모리타니의 폭력상황을 규탄한다며 "타야 대통령 정부와 헌법 아래 평화로운 질서를 되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모리타니는 최근 연안에서 유전을 발견, 내년부터 원유를 채굴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이 나라의 정정 불안은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누악쇼트AFP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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