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비수기에 연탄공장들이 기름값 고공행진으로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서민들의 겨울나기가 벌써 시작되고 있다.
영주시 휴천3동의 영주연탄에 따르면 지난달 정부의 연탄값 인상 방침이 발표되면서 겨울철 연료확보를 위해 지난해 같은 시기 보다 2~3배 가량 주문량이 많아졌다는 것. 현재 영주지역 2개 연탄공장에서는 장당 240원씩 하루 6만여장이 판매 되고 있다.
영주연탄 권오연(39) 사장은 "지난해부터 연탄값 인상설이 나돌 때마다 소비자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며 "연탄값이 오를 경우 연탄 사용가구의 부담이 생각보다 커질 것"이라 말했다.
주민 김모(57.영주시 하망동)씨도 "기름값 부담을 줄이려고 연탄 보일러로 바꿨는데 갑자기 연탄값 인상설이 나돌아 벌써 가슴이 답답하다"며 "가격이 오르면 고지대 주민들은 배달료까지 포함해 450~500원 이상을 줘야 구입할수 있다"고 걱정했다.
상주지역에서도 올 들어 국제유가 상승추세로 일반 가정의 연탄 보일러 교체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인상을 앞두고 미리 연탄을 찾는 주민들의 발길도 잦아지고 있다.
상주를 비롯해 문경·예천 등지로 연탄을 공급하는 상주시 함창읍 영진연탄의 경우 최근들어 예년의 2배인 하루 2만여장의 연탄을 생산해 내고 있다.
영진연탄 관리부 홍정현(28)씨는 "여름철 비수기지만 예년 보다 2배 정도 늘려 생산해 내고 있다"며 "주로 식당이나 농장에서 찾고 있으나 개인 수요자들도 부쩍늘고 있다"고 말했다. 상주지역 시설오이를 재배하고 있는 220여 농가들 가운데서도 상당수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값을 감당하지 못해 지난해 가을 연탄 보일러로 시설을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80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 농사로 오이를 생산했던 박충화(52·상주시 모서면)씨는 "기름 온풍기만을 사용했을때 하루 200ℓ 정도가 소모돼 연료비가 13만여 원이 들어갔지만 지난 겨울철에는 연탄 300장에 6만6천여 원을 지출해 난방비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영주·마경대기자 kdm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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