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울진 농업엑스포 개최 등으로 올해 경북 동해안 피서 인파가 사상 최대인 것과 달리 알뜰 피서 바람으로 '한철 특수'가 실종 상태다.
3일 현재 영덕군을 찾은 올 여름 피서객은 총 30여만 명. 지난해보다 34% 증가했지만 현지 상인들은 피서객들이 지갑을 좀처럼 열지 않고 필요 물품을 미리 준비해 울상이다.
영해 대진해수욕장으로 피서를 온 김상수(45·대구시 동구)씨는 텐트로 잠을 해결했다. 그는 새벽에 6km 떨어진 영해시장으로 나가 영덕에서 널리 알려진 미주구리회 1만 원어치를 사서 되돌아 와 백사장에서 가족들과 함께 먹었다. 1만 원어치 회를 인근 식당에 가서 먹을 경우에는 5만, 6만 원이나 든다. 김씨는 "발품을 조금 팔아 5만 원을 절약했다"고 웃었다. 김씨처럼 요즘 영덕·영해·강구의 시장에는 이처럼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피서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해안가 횟집들도 매출 저조로 속이 탄다.
장사해수욕장 한 횟집 주인은 "올해 피서객이 는 것은 통행 차량만으로도 실감할 수 있는데 식당 매출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줄었다"면서 "불경기 탓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영덕대게 상권이 밀집된 강구지역 한 업주는 "올 여름같이 장사가 안된 적은 없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알뜰 피서는 숙박에서도 마찬가지다. 숙박료가 헐한 민박은 동이 날 지경이나 지난해 예약이 어려웠던 펜션이나 조망 좋은 해안가 여관은 아직도 남아돌고 있다.
고래불해수욕장의 한 운영위원은 "현지 주민들은 지천으로 나오는 쓰레기만 치우는 역할밖에 할 게 없다"고 했다.
포항시의 경우 지난달 2일 개장한 이후 3일까지 7개 지정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모두 104만 명으로 지난해(100만 명)보다 조금 증가했고 간이 해수욕장이나 해안가 민박집 등을 찾은 피서객도 지난해보다 20, 30% 정도 늘었지만 상인들의 표정은 어둡다.
포항시 북구청 자치행정과 김운용 담당은 "경제난으로 값비싼 모텔이나 펜션보다 해안가 민박집 피서객이 크게 늘었다"고 했고 도구해수욕장 내 임곡횟집 주인 오문수(42)씨는 "식당들은 매상이 예년의 절반 수준"이라 말했다.
영덕·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포항·임성남기자 snl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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