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휴대전화 도·감청 파문으로 '비화폰' 다시 주목

팬택앤큐리텔 2003년 개발…'압력'으로 제품화 포기

국가정보원이 5일 휴대전화 도·감청 사실을 시인하면서 지난 2003년 팬택앤큐리텔이 개발했던 '비화(秘話)' 휴대전화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팬택 계열 관계자는 "포항공대와 독자적인 암호화 알고리즘을 이용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연했으나 기업의 도덕성 문제와 시장 형성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제품화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당시 정부가 '합법적인 감청도 할 수 없도록 하는 기술은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비화폰'의 제품화를 막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화를 하는 양쪽 사람 모두 이 제품을 사용할 경우 유선은 물론 무선 구간에서도 도·감청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업계 전문가는 "이 제품이 실용화할 경우 슈퍼컴퓨터로 암호를 풀더라도 수십 년이 걸리는 등 사실상 해독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이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나 회사 측은 '비화폰' 기술을 제품화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불법적인 도·감청은 몰라도 합법적인 휴대전화 도·감청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법률에도 위반될 뿐더러 범죄 등에 악용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휴대전화 도·감청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특수 분야를 위한 제한적인 제품화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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