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6 수능 여름 정리 전략-5.종합

사고력 중심 평가… '좁고 깊이' 준비하라

수능시험이 석 달 남짓 남은 시점에서 고3 교실이나 재수생이 공부하는 학원에서는 아침부터 엎드려 자는 학생이 늘고 있다. 불규칙적인 생활이 이어지면서 공부는 별로 하지도 않았는데 몸은 지쳐 생활의 활력과 의욕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이 시기는 가만히 있어도 긴장과 불안 때문에 피로가 엄습해 온다.

그러나 사실상 승부는 지금부터다. 몸이 가볍고 상쾌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야 공부를 해도 능률이 오른다. 생활 관리가 승패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는 셈이다. 수능 여름 정리 전략을 마무리하면서 올해 수능시험의 출제 경향과 남은 기간 수험생들이 유념해야 할 바람직한 생활과 학습 태도에 대해 정리해 본다.

◇ 올해 수능시험의 출제 경향 및 특징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 7월8일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 공고'를 발표하며 "올해 수능시험의 난이도는 전체적으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되, 사회/과학/직업탐구/ 및 제2외국어/한문영역의 선택과목은 문항간 난이도도 적절하게 맞춰 지난해처럼 일부 과목에서 원점수 만점자가 많아 2등급이 아예 없는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난이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고 등급별 정상분포를 이루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 수업을 충실히 받고 보충적으로 EBS 강의를 적절하게 학습한 수험생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며, 교육과정의 핵심내용은 이전 수능에서 이미 나왔던 문제라도 변형해서 또 출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비추어 보면 영역별로는 언어와 외국어는 예전처럼 출제범위를 특정 과목에 한정하지 않은 범교과적 소재를 활용하고, 특히 영어는 지문이 길고 어휘 수준도 높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다소 어렵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탐구는 지난해보다 분명히 어렵게 출제될 것이고, 과학탐구도 다소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7차교육과정 하의 지난해 수능시험부터는 예전의 통합교과형 출제에서 교과별 심화선택과정(고2~3) 중심의 사고력을 평가하는 쪽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좁고 깊은' 학습이 필요하다.

수능시험의 출제경향과 난이도에 대해서 여러 각도의 분석과 설명이 있지만, 수험생의 입장에서 보면 지난 몇 년간의 문제를 직접 풀어 보아야 구체적으로 수능시험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고, 그 경향과 난이도를 체감할 수 있다. 기출문제라도 중요한 내용은 다시 출제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며, 최근 3년간의 기출문제는 반드시 풀어보아야 한다.

◇ 수험생별 전략

▶ 재학생

현대는 모든 것이 정보전의 양상을 띠고 있으므로 입시와 관련된 각종 정보의 입수와 분석 그에 따른 적절한 대책의 강구는 꼭 필요하다. 그러나 확실한 주관이나 자기 스타일 없이 유언비어처럼 나도는 정보를 뒤따르다 보면 남은 시간을 낭비해 버리기가 쉽다. 중하위권 재학생은 후반부에 가야 성적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조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기초를 다지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지금까지 모의고사 성적이 좋지 않다고 너무 염려할 필요는 없다. 재학생은 수능 당일까지 성적 향상이 계속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2학기 수시모집은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망 대학의 전형 요강과 논술 및 심층면접 경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 그렇다고 오로지 수시에만 모든 것을 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해마다 수시에 매달리다가 수능시험을 망친 사례가 많다. 최종 목표는 정시모집이라고 생각하며 수능시험 대비에 철저해야 한다.

▶ 재수생

상당수의 재수생들이 학년 초에는 의욕과 자신감을 가지고 생활을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자신감을 잃는 경우가 많다. 한 번 더 공부를 하는데도 생각만큼 성적이 향상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수생은 항상 모든 것을 새로 배운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각 과목에서 자신의 단원별 취약점을 점검하고, 취약한 부분을 철저하게 공부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한 번 틀린 부분은 반복해서 틀리는 경향이 있으며, 처음 공부할 때 싫었던 단원은 계속 보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이나 단원만을 되풀이하기가 쉽다. 재수생의 경우 한 번 공부한 과정을 다시 되풀이하기 때문에 기본 개념이나 원리는 건성으로 넘어가고 문제 풀이에 집중하기가 쉬운데, 이런 학습 방법으로는 기대하는 성적 향상을 이루기가 어렵다. 항상 처음 접한다는 자세로 철저하게 기초를 다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재수생의 경우 아직까지는 많은 대학에서 지원을 제한하고 있으므로 정시모집으로 대학에 간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최근에는 서울대를 비롯하여 많은 대학들이 재수생에게도 수시모집 지원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지원 자격 등을 미리 살펴보고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수시에 지원할 형편이 못 되는 재수생들은 우수한 재학생들이 수시모집으로 빠져나가면 마지막 정시모집에서는 재수생이 유리해질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며 불안해하지 말고 수능공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 수능 대비의 핵심은 수업

지금쯤 수험생들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해 놓은 것은 없다는 생각에 초조하고 불안해 지기가 쉽다. 이 때 잘못된 판단 때문에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재학생 중에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는 과목의 수업시간에 다른 과목을 공부하는 학생이 많다. 일부 재수생은 부족한 과목을 집중적으로 보충하겠다는 생각에 아예 학원에 나가지 않고 도서관이나 독서실에서 혼자 공부한다. 이런 학생들은 거의 예외 없이 실패한다.

2학기 최종 마무리 과정에서는 수업시간 50분 가운데 중상위권 학생의 경우 30분 이상, 상위권 학생의 경우 40분 이상 이미 아는 내용을 다시 듣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아는 내용을 다시 듣는 것보다는 다른 책을 보는 것이 생산적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보다 어리석은 짓은 없다. 수업시간은 이미 아는 기본적인 내용을 다시 다지며 전체적인 감각을 유지하는 시간이다. 아무리 자신 있는 과목이라도 열흘만 손을 놓으면 십중팔구 점수가 내려가게 된다. 자신 있는 과목일수록 수업시간에 열심히 들어 현 상태를 유지하고 자습시간에는 부족한 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생활패턴을 유지해야 한다. 전 과목에 대한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면 전체적인 총점 관리에 실패하게 된다. 어떤 과목을 하루 2시간씩 공부해서 50점을 받는 학생이 하루 4시간씩 한다고 100점으로 올라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수업시간에 집중해서 참여하지 않고 교과서의 기본을 무시하는 학생은 출제 경향이 조금만 달라져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일이든 공부든 상식적인 측면을 무시하고는 소기의 목표를 달성할 수가 없다. 많은 상위권 수험생들이 마지막 정리 과정에서 과목 간 시간 안배에 균형을 잃어 고득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 유의 사항

▶ 규칙적으로 생활하라=수면 부족은 몸의 피로를 가중시키고 학습능률을 저하시킨다. 이런 생활이 며칠 계속되면 마음은 더욱 불안해지고 결국엔 하고자 하는 의욕마저 상실해 자포자기의 상태로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게 된다. 평소 모의고사에서는 성적이 잘 나오다가 실제 시험을 망치게 되는 학생들 대부분이 최종 마무리 과정에서 생활 관리를 제대로 못한 경우다. 한 두 시간 억지로 공부를 더하는 것보다는 피로가 쌓이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정 전에 잠자리에 들면 피로회복이 빠르고 낮 시간에 더 활력을 유지할 수 있다. 실제 수능시험에서 평소보다 20~30점을 더 받은 수험생들을 조사해보면 시험 당일 몸의 컨디션이 최상의 상태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고 건강 문제에 너무 민감하면 오히려 해롭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낙관적인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면 몸과 마음이 함께 건강해진다.

▶ 여유를 가져라=수능시험은 특성상 맹목적인 암기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조건 암기하려 하면 시간도 부족하고 학습 부담도 많이 느끼게 된다. 수능시험이 다가옴에 따라 많은 수험생들이 시간이 없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개념과 원리를 다시 확인하고 다지기보다는 진도 위주로 책장만 넘기기가 쉽다. 이 경우 아무리 많은 시간을 투자해도 점수와 연결되기가 어렵다. 시간이 충분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느긋해질 필요가 있다. 가장 느린 방법이 가장 빠른 길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전체 흐름을 파악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

▶ 한 과목도 포기하지 말라=평소 모의고사에서 점수가 안 좋게 나왔고, 지금 기초부터 다시 공부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특정 과목을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특히 수학에 자신 없는 학생들이 지금쯤 포기를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기본 개념만 알아도 60% 정도는 맞출 수가 있다. 자신 있는 과목만 붙잡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투자한 시간에 비례하여 성적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자신 없는 과목의 기초 과정을 차분히 공부하여 쉬운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총점 관리에 더 유리하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도움말 : 대구진학지도협의회, 송원학원 진학지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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