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로는 대구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이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캠페인이나 서명운동 등의 시민운동이 벌어진다. 소란스럽기도 하면서 재밌기도 하다. 하지만 얼마 전 내가 본 광경은 한마디로 경악스러웠다. 여성단체에서 '성매매 근절'을 취지로 나온 모양이었다.
그런데 인터넷 성인사이트에서나 봄직한 야한 장면 수백 장을 프린트해서 광장에 빨래를 걸어놓듯 걸어놓고 캠페인을 한다고 준비하고 있었다. 여성의 성기나 적나라한 장면은 보기 민망할 정도였다. 과연 이런 사진들을 보고 성매매 근절을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오히려 호기심만 자극하는 것이 아닐까.
성매매 근절 운동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단순히 야한 장면들을 늘어놓는다고 해서 성매매가 근절된다고는 보기 어렵다. 뭔가 방법부터 제대로 준비를 했어야 하지 않나 싶다. 인근 상인들의 거센 반발과 행인들의 항의로 종이들은 떼어졌지만 서로 목소리를 높이고 싸움이 일어나는 후유증을 겪었다. 그 후 결국 행사는 진행되었지만 행사를 준비하던 젊은 여성들은 상가 뒤 주차장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시민들의 대표로서 정말 시민들을 위한 행동이 뭔지를 되돌아보기 바란다.
백소희(대구 북구 태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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