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무지개를 볼 때마다
내 가슴은 뛴다.
나 어릴 때도 그러했고
어른 된 지금도 그러하니
늙어서도 그러하리라.
그렇지 않다면 죽어버리리!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원컨대 내 삶의 날들이
본래의 경건함으로 이어지기를….
윌리엄 워즈워드 (1770~1850) '무지개'
비 그친 하늘에 갑자기 나타난 무지개를 보고 가슴이 설레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아마도 그 설렘의 정도가 감성지수를 나타내는 게 아닐까요? 그런데 아무리 감성적인 사람도 나이 들면 어린 시절만큼은 감동을 느끼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대개 나이 들면서 사물을 목적으로 보지 않고 수단으로 보기 때문이지요. 예컨대 어린이는 나무를 나무로 보지만, 어른들은 나무를 목재로 보기 때문에 나무의 아름다움을 놓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린이야말로 어른들에게 참으로 보는 법을 깨우쳐주는 셈이지요. 그래서 시인은 라는 역설적인 경구로 어린이의 순수한 눈을 잃지 않도록 경계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무지개를 보고도 가슴이 뛰지 않는다면 감성적으로는 사망한 것이나 다름없을 테니 말입니다.
이 진 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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