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범수, "눈물나는 코미디 나도 뭉클"

영화 '오! 브라더스'로 관객들을 행복하게 해줬던 이범수가 '이대로, 죽을 순 없다'(감독 이영은, 제작 매쉬필름)로 여름 흥행 대박을 노린다.

18일 개봉되는 '이대로, 죽을 순 없다'는 코미디다. 그러나 눈물샘을 자극하는 요소가 만만치 않다.

이범수가 맡은 '이대로'란 인물은 촌지나 밝히는 불량형사. 양심에 털 난지 오랜데, 어느날 갑자기 시한부 인생 선고를 받는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을 위해 이대로는 멋지게 현장에서 숨을 거두자고 결심한다. 거액의 보험금을 딸에게 남겨주려는 속셈이다.

그러나 스스로 돕는 자를 하늘이 항상 돕지는 않는 법. 가장 중요한 갈림길에서 스텝이 제대로 꼬이는 게 인생이다.

'뺀질이' 이대로가 죽기를 각오하고 덤벼드니까 사건이 술술 풀린다. 흉악범들을 일망타진해 영웅으로 떠오르는 이대로.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때 필이 확 오더라구요. 제가 찾던 이야기였죠."

카메라 밖 이범수는 아날로그형. 홍보사에서 보도자료용 질문서를 받고는, 자필 답신을 보낼 정도다. 컴퓨터랑 거리가 멀고, 이메일 주고 받는 것도 싫어한다. 팬 카페에 답신을 올렸다가, 자판 하나 잘못 두드려 애써 쓴 글을 몽땅 날린 적도 많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이잖아요. 그래서일까요?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영화에 제일 먼저 끌려요."

코미디 영화에도 웃음보다 감동이 앞서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냥 웃기자고 덤벼들면 오히려 관객들은 싸늘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사실 두마리 토끼를 잡기란 쉽지 않죠. 훨씬 계산을 많이 해야해요. "

'이대로, 죽을 순 없다'에서 일단 그의 능청스러운 표정 연기는 폭소탄의 기본. 여기에 쉴새 없는 애드리브로 관객들을 즐겁게 해준다. 딸을 향한 사랑을 표현하는 장면에선 눈물샘까지 자극하니, 목표를 달성한 셈. 이범수를 믿고 찾아온 시사회 관객들이 "역시, 이범수"라면서 손가락을 높이 쳐들었다는 후문이다.

한편, 이번 작품에서도 이범수는 몸사리지 않는 연기 투혼를 보여줬다. 5월 중순에 물에 빠지는 신을 찍을때는 수상 구조대원들도 스턴트맨을 쓰자고 말렸으나 강행했다. 그리고 단 한번에 OK사인을 받아냈다.

그외에도 육탄전을 벌인 장면들이 수두룩했지만, "'못말리는 람보' 같은 영화를 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걸 보니 작업 과정이 상당히 만족스러웠던 듯.

"올 여름 개봉작 중 제일 웃기고 제일 따뜻한 데이트용 영화"라고 '이대로, 죽을 순 없다'를 소개하는 이범수의 얼굴엔 자신감이 넘쳤다.

스포츠조선 전상희 기자 now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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