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캘리포니아 악몽'이 끝났다.
박찬호(32·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10일(한국시간) 위력적인 피칭으로 펫코파크에서 벌어진 뉴욕 메츠와의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2002년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한 뒤 3년 반 동안 박찬호를 괴롭힌 '캘리포니아 악몽'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캘리포니아에서 승리 투수의 짜릿함을 맛본 게 LA 다저스 소속이던 2001년 9월2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이후 처음. 무려 3년10개월여만이다.
다저스에서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로 성장한 박찬호에게 캘리포니아는 말 그대로의 '황금의 땅'이었다. 맨주먹으로 태평양을 건너와 남들은 꿈도 꾸지 못할 부와 명예를 가질 수 있게 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3년 반 동안 텍사스 유니폼을 입고 캘리포니아에서 치른 경기 수가 모두 133경기. 다저스타디움에서만 42승24패를 거두는 등 캘리포니아에서 50승32패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그랬던 캘리포니아가 텍사스로 이적한 박찬호에게 저주의 땅으로 바뀌었다.
2002년 이후 자신을 키워준 요람이나 다름없는 캘리포니아에서 박찬호는 모두 10경기 등판해 단 1승도 없이 8연패만을 기록했다. 오클랜드에서 6경기에서 등판해 4연패를 당했고 애너하임에서도 4전 전패를 당했다.
상승세를 탈만 하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제동이 걸렸고, 지난 6월22일 애너하임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에서는 1이닝 동안 10안타를 맞고 8실점을 기록하는 생애 최악의 피칭으로 무너졌다.
그러나 안방이 된 캘리포니아로 다시 돌라온 박찬호는 그 첫 경기에서 전성기를 연상시키는 빼어난 피칭으로 캘리포니아 연패를 마감했다.
투수들에게 유리한 구장의 이점을 충분히 이용해 포심패스트볼을 과감하게 뿌릴 수 있었고 무더위에 체력을 걱정해야 할 일도 없었다.
트레이드 거부권을 지닌 박찬호가 샌디에이고로의 트레이드를 받아들인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캘리포니아라는 점이기도 했다.
이제 박찬호에게 다시 '제2의 캘리포니아 드림'이 시작되고 있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