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원각사의 '오중주'(김윤미 작·장효진 연출)가 18~21일 소극장 마루 무대에 오른다. '오중주'는 지독한 남아선호 사상이 부른 부녀간의 애증과 남존여비로 인해 고통받은 네 중년여성의 한을 담은 작품. 사내 아이에 집착해 배다른 딸을 넷이나 낳은 김기풍과 그 딸들간의 불화와 애증을 그려낸다.
중풍 후유증으로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는 김기풍이 흩어져 살고 있는 네 딸을 불러모은다. 아버지는 아들을 못 낳는다며 조강지처를 뒤로 하고 여러 여인을 찾아다녔다. 딸들은 그런 여인들 사이에서 태어난 이들로 서로 어머니가 다르다. 이들은 아들이 아니라는 이유로 앳된 나이에 공장으로, 남의 집 더부살이로 떠나야 했다. 그럼에도 김기풍은 딸들에게 유산은 한 푼도 줄 수 없다며 사촌의 아들을 양자로 들이기로 했다고 말한다. 아버지의 과오에 대한 사과를 기대했던 딸들은 아버지의 유언을 들으며 과거 서로 주고받았던 상처들을 기억해낸다. 언니의 첫사랑을 가로챈 영옥, 영순의 약혼을 파혼시킨 영옥의 생모, 자신을 교장선생 댁에 식모로 맡겨 순결을 잃게 한 언니를 원망하는 영화 등 네 자매와 아버지의 관계는 해묵은 원한과 상처로 깊은 생채기만 남았다.
연출을 맡은 장효진씨는 "가족이란 어떤 목적을 위해 희생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에게 사랑을 주는 관계로 존재해야 한다"며 "오중주는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이며 그들을 통해 감추고 싶었던 우리 가족사의 아픈 상처들을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미향, 이동학, 허세정, 김미화, 김병수, 강유경, 박아미, 이인규, 김혜란, 임유나 등이 출연한다.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4시 30분·7시 30분. 사랑티켓 참가작. 1만5천 원. 053)624-0088.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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