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성공단> 북한은 불안? 지역업체들 관심 높아도 머뭇

지난 10일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부에서 열린 개성공단 투자설명회. 100명 가까운 기업체 관계자들이 몰려 강의장이 꽉 들어찼다. 지역 기업들도 개성공단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의미.

하지만 여전히 상당수 지역 기업들은 개성공단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가면 위험하지 않을까?'라고.

가장 큰 우려사항으로 꼽히는 게 바로 '불확실성'. 이 때문에 지역 기업 중 시범단지에 진출한 기업은 없었다. 이를 두고 지역 특유의 정서인 '보수성'이 기업 운영에도 나타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불확실성 때문에 개성공단에 진출해 실패를 보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선 남북협력기금을 동원, 진출기업에 손실을 보전해주는 제도가 마련돼 있다. 북한 정권에 의한 돌출행동으로 금전적 피해를 보는 일이 발생하면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해 최대 20억 원까지 손실을 보상해 주도록 돼 있다.

게다가 북측의 '비즈니스 마인드'가 이제는 확립돼 있다는 게 현대아산은 물론 진출 기업 관계자들 얘기. 개성에서만큼은 북측이 시장경제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2002년 '7·1 경제조치'를 통해 대내외적으로 '변화'를 공식화한 바 있다. 결국 북측이 정권 차원에서 우리 기업에게 피해를 줄 행동을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제거되었다고 전제할 때 지역 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유망 업종은 봉제, 안경테, 양산 등 노동집약적 산업이다. 그리고 진출 형태의 좋은 본보기가 되는 것은 11일 공장 준공식을 가진 로만손 협동화 공장이다. 로만손은 개성공단 입주업체 중 유일하게 협동화공장을 만들었다.

협동화공장이란 동종 부품업체와 함께 단일화 단지를 만들어 협동화 생산체계를 구축하는 것. 이 방법을 도입하면 15% 이상의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협업체계 구축과 공동생산으로 관리비용도 30% 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로만손은 설명했다.

실제로 개성공단 내 로만손 협동화공장은 2층 건물에 로만손은 물론 8개 협력업체가 동반 입주해 있다. 케이스를 만드는 업체, 밴드를 생산하는 업체, 유리 제조 업체, 보석을 끼워넣는 업체 등 다양한 협력업체가 한지붕 밑에 있었다. 비용 절감은 물론 부품업체 기술력이 함께 성장하는 기회도 엿볼 수 있다는 것.

김동근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위원장은 "그동안 서로 흩어져 있었던 로만손의 8개 협력업체가 이제 개성에서 함께 모임으로써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로만손은 앞으로 폐수처리장을 갖춘 뒤 도금업체까지 입주시켜 개성에 원스톱 생산기지를 갖출 방침이다.

한편 지역에선 양산 제조 20여 업체가 공동으로 조합 차원의 협업단지를 개성공단에 만들어 우산·양산을 생산할 예정. 100만 평 규모의 1단계 본단지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광학 쪽에서도 20여 업체가 개성공단 진출을 협의 중이며 섬유업계도 12곳이 진출의사를 밝힌 바 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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