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수도 델리에만 길거리에 버려진 아이들이 1만 명이 넘습니다. 복지 사각지대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국가는 버려진 아이들만을 위한 돈은 쓰지 않았습니다. 철저히 버림받는 여자아이들을 누군가가 돌봐야했기에 이 쉼터를 꾸린 것이죠."
인도의 비영리, 비정부 사회복지단체인 '살람발락(salaam Baalak Trust)'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했던 아루나 쉐르마(43·여·현 산스크리티 공동체 원장)씨는 산스크리티(SANSKRITI)를 만든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9년 전부터 살람발락에서 불우한 이웃들을 위해 일하고 있었지요. 하지만 어느날 기찻길 옆에서 숨죽인 채 손을 벌리고 있는 여자아이를 보았습니다. 길에서 먹고 자고 씻고 또 구걸하며 삶을 연명하고 있었는데 제가 할 일은 저 여자아이를 사회구성원으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살람발락에서마저 소외된, 살람발락이 할 수 없는 일을 해보자는 것이 산스크리티의 운영 목적입니다."
지난해 쉐르마씨는 살람발락과 결별하고 3층짜리 자신의 집으로 아이들을 하나 둘 데려왔다. 지금 이 곳에는 4~21세 여아 25명이 숙식을 해결하며 학교에 다니고 있다.
"지금까지 45명의 아이들이 가족을 찾거나, 직장을 얻거나, 결혼해서 이 곳을 떠났지요. 일부 사립학교는 학비를 면제해주고 있으며 일부는 절반만 받고 있어 그나마 도움이 됩니다. 정부는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아동들에게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복지단체의 부익부빈익빈이 이곳에서는 너무 극심합니다."
쉐르마 원장은 기부는 생각지도 못하며 정부지원금도 한 푼 없다고 토로했다. 쉐르마 원장의 시아버지, 시어머니, 4명의 딸과 손자가 쉼터아이들과 뒤섞여 살면서 모아두었던 돈이나 친척, 이웃들의 도움으로 아이들의 생활비를 대고 있다. 남아선호가 극심한 인도 사회의 일부 빈곤층은 여자아이들을 거리에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
"인도에서 여성으로 태어난 것 자체가 죄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산스크리티'는 죄인 아닌 죄인을 데려다 사회 속의 일인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서상현기자 ssang@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