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日 최고의 성우 재일교포 박로미

일본 가요계에 보아가 있다면 일본 애니메이션 성우계에는 박로미가 있다. 일본 최고의 성우로 꼽히는 재일교포 3세 박로미(33)가 11일 내한, 12일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재일교포 2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일본에서 활동하면서도 한국 이름을 쓰고 있다.

간담회에서 그는 "연극배우는 상대가 있지만 성우는 오직 상상력에만 의존해 연기를 해야 한다"며 "그래서 성우의 목소리 연기는 그 자체가 혼의 소리"라고 말했다. 또 "상상력이 매우 중요한 것이 성우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내한은 그가 주연을 맡은 일본 TV애니메이션 시리즈 '강철의 연금술사' DVD 국내 발매에 맞춰 이뤄졌다. 대단한 능력을 가진 소년 연금술사 엘릭이 적들을 물리친다는 내용으로 일본에서는 만화와 TV시리즈, 영화, 게임까지 대단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박로미는 감정의 기복이 심한 주인공 엘릭의 연기를 잘 소화해냈다.

그는 연극배우를 하다가 목소리 연기에 뛰어들어 '브레인 파워드'의 가난 기모스 역으로 시작해 '턴에이 건담'의 로랑 세아크, '샤먼킹'의 타오렌 등을 맡았다. 드라마와 외화 더빙, 연극도 함께 하고 있다. 국내 드라마 '파리의 연인', '여름향기' 더빙에도 참여했고 일본에서 인기를 끈 '전차남' 낭독극에서는 주인공 전차남을 연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일본 최초의 재일교포 성우라는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가 재일교포 최초의 성우인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한국인이지만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라 스스로를 한국인인지 일본인인지 구별하지 않으려고 한다. 한국인으로서 내가 가진 점들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한국인이라는 점을 특별히 의식하고 행동하지는 않는다.

--'강철의 연금술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가슴이 떨릴 정도로 좋은 작품이다. 애니메이션으로 전쟁의 비극을 전달해 인간의 아픔과 고통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연극배우를 하다가 성우로 진로를 바꾼 계기는.

▲내가 하던 연극을 '턴에이 건담'의 도미노 요시유키 감독이 좋게 봐서 나를 애니메이션 성우로 캐스팅했다. 먼저 '브레인 파워드'에서 여자 역을 했는데 이 작품을 하는 내 모습을 보고 도미노 감독이 '턴에이 건담'의 주인공 역을 맡겨줬다.

--성우와 연극 중 어느 쪽인 더 재미있나.

▲내가 스스로를 일본인인지 한국인인지 구별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성우와 연극배우를 따로 구별해 생각하지 않는다. 둘다 각각의 재미가 있다.

--한국의 성우 지망생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다른 직업도 그렇지만 성우는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사람이다. 표현자가 되려면 자신의 감정을 많이 움직이는 연습을 하는 것과 여러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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