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을 못 받고도 폭행을 당했을 때나 일하다 다치고도 어쩔 줄 모를 때 항상 이 곳은 우리들에게 힘이 돼 주었습니다. 그런 안식처가 사라진다니..." (가자·30.인도)
대구지역 외국인노동자의 유일한 쉼터인 '대구외국인노동자상담소(소장 김경태)' 2곳이 잇따라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놓였다.
노동자상담소 일대가 재개발지역으로 바뀌면서 학원이나 상가등 다른 용도의 시설들이 앞 다퉈 입주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가운데 재정형편이 어려운 상담소는 전세를 올려주지 못해 재계약이 힘들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노동자상담소에 따르면 중구 남산4동 구민교회 2, 3층에 있는 청소년쉼터, 외국인노동자상담소, 외국인진료소(전체 120평) 등은 15년 전부터 전세 8천만 원으로 입주해 있었다.
또 남구 계명대 대명동 캠퍼스 인근 '대구외국인노동자상담소'의 경우 7년전 기독교 노회가 건물을 무료로 빌려 주었으나 최근 회관 건립을 위해 건물을 팔기로 결정했다는 것.
상담소 김경태 목사는 "현재 구민교회 쉼터에는 70~80여 명의 외국인노동자가 매일 상담이나 휴식을 위해 찾고 있으며 대명동에는 30여 명의 노동자가 생활하고 있다"며 "은행대출, 전세금 등을 모두 모아도 이 만한 평수의 쉼터를 마련할 데가 없다"고 딱한 형편을 털어놨다.
김 목사에 따르면 외국인 노동자들이 거둔 성금 1천300만원과 전세금을 다해도 1억2천여만원에 불과해 최근에는 김 목사 자신의 집을 매물로 내놨을 정도라는 것.
4년 전 스리랑카에서 온 구라마(36.산업연수생)씨는 "지난 해 상담소가 우리들에게 가져다 준 체불임금만 10억 원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곳이 없어지면 하소연할 곳도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목사는 "대구시가 외국인노동자를 위한 공간을 마련해주겠다고 약속하고도 선례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상현기자 ss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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